[노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김형오 마을 입구서 발돌려…조문 현장

[노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김형오 마을 입구서 발돌려…조문 현장

기사승인 2009-05-24 22:53:01


[쿠키 정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설치된 빈소에는 정·관계 등 각계 저명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김형오 국회의장 등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분향을 포기했다.

4·29 재·보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추미애 천정배 의원 등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대립각을 세웠던 정치인들은 이날 분향소를 찾아 뒤늦은 화해를 청했다. 이들 상당수는 참여정부 시절 장관으로 발탁되는 등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이끌었지만 2007년 대선 등을 앞두고 결별했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구 여권으로 합류할 당시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보따리 장수'라는 비판을 받았던 손 전 대표는 "이 애석함과 비통한 마음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하겠느냐. 고인이 못다 이룬 많은 꿈 저희가 받들겠다"고 말했다.

전날 봉하마을을 찾았다가 "왜 왔느냐"는 노사모 회원들 거친 비난 속에 발길을 돌렸던 정 전 장관은 이날 다시 분향소를 방문해 "있어서는 안될 아픔"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추 의원은 조문을 마친 뒤 "희로애락 없는 곳으로 가셔서 편히 계시길 빌었다. 저 먼곳에서나마 등대지기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봉하마을 입구에 도착했으나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전화 통화에서 "빈소 주변이 혼잡해 혹시 불상사가 발생제 수 있으니 나중에 찾아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발길을 돌렸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 참여정부 관료들도 침통한 얼굴로 빈소를 방문했다. 이 전 장관은 "애통함을 넘어 국가와 민족의 비극"이라며 "검찰과 정부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민주당 의원 61명이 서명한 노 전 대통령의 구명운동 원본을 푸른색 보자기에 담아 영정에 바쳤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동지를 잃었다며 애통해 하셨다"며 "노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남북 관계, 소외 계층을 위해서 더 많은 고견을 말했어야 했다며 안타까워하셨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 내외는 장례식 마지막날 봉하마을을 찾을 예정이다.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인 조정래씨는 "통일을 위해 휴전선을 걸어 넘어가 10·4 공동선언을 하신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고인의 결백을 믿는다"고 말했다. 조문 첫날인 23일에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이 조문을 하지 못했다.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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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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