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자살 언급으로 비난을 받던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가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노무현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뿐이다. 비극의 책임은 노씨 자신에게 있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지금은 할 말이 없습니다’란 글에서 “사람이 죽었다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나”라며 “여야 모든 지도자들이 애도의 뜻을 표했고, 청와대도 슬픔에 잠겼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나라의 임금님이, 예컨대 고종황제께서 붕어하셨을 때에도, 그 시대에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백성이 이렇게까지 슬퍼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교수는 “박정희 장군이 현직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생각이 부족한 어느 한 측근에 의해 피살되었을 때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궁정동의 그 때 그 참사는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이기는 했지만 오늘과 같은 광경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나라의 모든 언론 매체가 왜 이렇게도 야단법석인가. 노씨가 산에서 투신자살했기 때문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교수는 “사법부가 노씨에 대한 모든 수사는 이것으로 종결한다고 하니 이건 또 어찌된 일인가”라며 “검찰의 입장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려는 속셈인가. 이 나라에는 법은 없고, 있는 것은 감정과 동정 뿐인가”라고 일갈했다.
한편, 그는 지난달 15일 “노무현 씨는 감옥에 가거나 자살을 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쓴 자신의 칼럼을 언급하며 “내 주변 가까운 이들은 테러를 당할 우려가 있으니 절대 집을 나가지 말라고 간곡한 부탁을 한다”고 밝혔다.
김 전 교수는 “(자신은) 마땅히 해야 할 말을 하다가 폭도들의 손에 매 맞아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사람”이라며 “어떤 위기에 처해도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동길 홈페이지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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