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텔레그라프는 28일 이라크내 포로수용소 아부 그라이브내에서 미군들이 벌였던 학대 고문 강간 장면 사진을 공개했다. 신문은 이 사진들이 남자가 여성 포로를 강간하거나 이집트인 남성 통역자가 또 다른 남성 수감자를 강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성학대에는 곤봉이나 철사줄 등도 사용한 장면도 나온다고 한다.
신문은 2004년 이라크 수용소 고문 실태를 조사했던 안토니오 태구버 전 대장이 문제의 사진들이 고문 학대 강간 등 비인간적인 장면임을 확인해줬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이를 즉각 반박했다.
브라이언 휘트먼 국방부 대변인은 “해당 신문사는 사진의 이미지들을 완전히 잘못 해석했다”면서 “문제의 사진 어느 것도 기사에 기술된 이미지를 묘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백악관의 로버트 깁스 대변인은 “신문이 대구버 장군의 말을 정확히 인용했는 지 의심스럽다”고 사진의 진위를 문제삼고 나섰다.
사실 아부그라이브 수용소 포로학대 장면은 2004년에도 여러장 공개돼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 정부가 이처럼 사진 공개에 대해 거북스러워하는 것은 미국의 이미지가 더욱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초 오바마 대통령이 고심끝에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청구에 부응해 2000여장을 공개하려던 방침을 최근 번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태구버 자신도 “공개는 우리 미국 군대를 파멸시킬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비공개 결정을 찬성했을 정도로 사진이 불러올 파장을 걱정했다고 텔레그라프는 소개했다. 신문은 고문 학대를 보여주는 사진이 오바마가 왜 입장을 번복했는 지를 설명한다고 그 잔혹성을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im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