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GM대우가 미 GM의 우량 자산을 모아 새롭게 짜여지는 '뉴GM'에 포함되면서 일단은 살아남게 됐다.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 "GM대우를 매각할 뜻이 없다"면서"정상적 경영 활동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뉴GM'의 일원이 됐다고 해서 미래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GM으로부터의 직접 지원이 없다는 사실이 재확인됐고, 유동성 해결 문제도 제자리걸음이다.
◇GM대우, "경영 차질 없다"=그리말디 사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뉴GM의 규모는 축소되겠지만 보다 경쟁력 있는 회사로 재건될 것이며 뉴GM 내에서 GM대우는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GM대우 소속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도 없다고 했다. GM의 파산보호 신청에도 불구하고 GM대우의 경영 환경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의미다.
◇유동성 문제는 지속=GM이 파산보호 신청과 함께 내놓은 자구안에는 해외 법인에 대한 지원 방안은 없다. 미국 내 여론이나 노조 눈치를 봐야하는 미 정부가 대주주가 되면서 향후 지원 가능성도 희박하다. GM대우로서는 독자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할 처지다.
이미 산업은행에 1조원 규모의 지원을 요청한 GM대우는 연말까지 30억달러 정도의 선물환을 결제해야 한다. 특히 본사의 채권·채무가 동결되는 60∼90일간 외상매출채권 회수가 어려운 것도 큰 부담이다. 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은 "미국 내 GM으로부터 받을 돈은 7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임 차관은 정부 차원의 GM대우 지원과 관련, "뉴 GM이 출범하기까지 3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응책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고 했다.
현재로서 GM대우가 기댈 곳은 산업은행밖에 없다. 그러나 산은은 GM대우가 뉴GM으로 분류됐다는 소식만으로는 자금 지원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GM이 GM대우 지분 양도나 기술 라이선스 이전 등 산은의 요구 사항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판매 위축 불가피=그리말디 사장은 "딜러 숫자 감소는 미국에 국한된 것이며 한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의 사업자들은 오히려 딜러 네트워크를 강화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내수 기반이 빈약한데다 생산량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수출 실적마저 반토막 났는데도 너무 밝은 면만을 강조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 1∼5월 GM대우의 수출물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46.6% 감소한 18만8991대에 그쳤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마티즈 후속 외에 GM대우가 생산, 판매하는 신차가 뚜렷하게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용대인 한화증권 수석연구원은 "GM은 글로벌 판매망을 완전히 새로 짜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부채를 탕감시키는 것 외에 제품 개발 능력이나 경쟁력을 키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GM대우가 GM의 소형차 생산기지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GM이 향후 GM대우보다 생산 비용이 적게드는 중국 멕시코 태국 등의 GM 공장을 선호할 수 있다"며 "GM대우의 자체 기술 개발 능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그룹 내 위상이 현재와 같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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