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파산은 미 역사상 제조업체 가운데 최대규모라는 점에서 경제적 재앙을 의미한다고 월스트리저널이 2일 보도했다. 지난해 자동차 업체와 부품공급 업체들은 총 지출액 90억달러 가운데 절반을 GM에 지출했다. 게다가 정보기술(IT)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 지출한 금액 비중 역시 업계 최대인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 이외의 분야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GM으로부터 받을 1700만달러의 미수금이 있는 휴렛패커드의 경우 GM 파산으로 IT부문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가가 받을 타격은 가히 메가톤급이다. GM이 발행한 주식·채권이 1조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GM은 1985년부터 모건스탠리나 뱅크오브아메리카를 포함한 월가의 조언을 받아 668건의 인수와 투자, 기업분할 등을 주도해온 터여서 기업 인수·합병 시장도 당분간 침체를 겪을 전망이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GM은 지난해 로비스트들에게 1300만달러를 들여 기후변화 관련법안 등 주요 이슈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노력해 온 워싱턴 정가의 큰손이었더. 게다가 GM은 프록터앤드갬블(P&G)에 이어 미국 2위의 광고주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해 온 터여서 광고회사와 언론들도 주요 수입원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특히 GM이 지난해 지출한 광고비 53억달러 가운데 20억달러 가량을 챙긴 CBS, 월트 디즈니 등 미디어 재벌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GM의 파산보호는 세계 무역시장에서도 주요 갈등 요인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런 우려는 미 정부가 60%의 지분을 소유함으로써 GM을 사실상 국유화한 데 기인한다. 정부 예산 투입과 이를 통한 국유화는 정부 보조금 지급 시비를 낳을 수 있다. 일례로 중국을 비롯한 무역 경쟁국들은 이를 빌미로 자국 자동차 산업에 지급해 온 보조금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일 GM을 회생시키겠다면서 해외에서 이뤄지던 GM 자동차 생산의 상당부분을 미국으로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세계 노동 시장에도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im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