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자유로운 행보 눈길…“후계는 아버지가 결정할 일”

김정남, 자유로운 행보 눈길…“후계는 아버지가 결정할 일”

기사승인 2009-06-07 17:57:01
[쿠키 정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정남(38·사진)은 6일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이복 동생 정운(26)에 대해 “아버지가 아주 마음에 들어한다”고 밝혀 후계자 내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남은 중국 마카오에서 일본 니혼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후계자 문제는 아버지가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정운이 후계자로 결정됐다는 정보에 대해 그는 “뉴스를 통해 들었다”며 확답하지는 않았지만 특유의 자유로운 모습으로 소신을 피력했다. 자신의 측근들이 숙청됐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북한내가 아니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며 “나는 여행 중이어서 그들의 체포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후계자 내정이라는 긴박한 북한 정세 속에서도 이처럼 자유롭게 여행하고 인터뷰하는 정남의 행보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베이징이나 마카오에 주로 체류하는 그는 북한과 유럽을 자주 오가고 해외 언론과 인터뷰에도 빈번하게 응했다. 그는 지난 3월말 북한 로켓에 대한 일본의 요격론에 대해 “일본 정부의 행동은 자위를 위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하는가 하면 발사 후에는 “북한 언론은 성공했다고 보도하고, 해외언론은 실패했다고 보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무심하게 말했다.

언론과 여행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된 북한 사회에서 정남의 노출은 그가 김 위원장의 장남이라는 특수한 신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 그는 일찍부터 후계자에서 배제돼 수행원도 없이 혼자 해외를 다닐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정부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김 위원장의 동거녀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의 국제적 감각과 개방적 마인드는 정운의 생모 고영희(2004년 사망)씨의 견제로 북한 내에서 입지를 잃고 해외로 떠도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이 북한 고위 당국과 철저히 조율돼 나온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정남이 여전히 북한의 2인자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시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연합뉴스
rula@kmib.co.kr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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