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노모 때문에 은퇴 못한다

박찬호,노모 때문에 은퇴 못한다

기사승인 2009-06-09 09:02:01


[쿠키 스포츠] “요즘 가끔 은퇴를 고민해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나를 불러주는 팀이 없어질 때까지 공을 던지겠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밀려났는데) 그래도 뛰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원정경기를 위해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한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6일(이하 한국시간) LA 타임스에 한 말이다.

박찬호는 29일이면 만으로 서른여섯 살이 된다. 스포츠계에 국한한다면 현역으로 뛰기에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 무엇이 박찬호의 노장 투혼에 불을 지피는 것일까. 많은 사람이 짐작하고 있는 것처럼 노모 히데오(41·일본) 때문이다.

박찬호의 야구 인생에서 남은 목표 중 하나가 바로 노모의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123승)을 넘어서는 것이다. 올해로 빅리그에서 16시즌째를 보내고 있는 박찬호는 개인통산 118승93패2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노모의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앞으로 6승이 더 필요하다.

박찬호가 눈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를 고사한 것도, 필라델피아의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차려고 스프링캠프 때 전력 투구한 것도, 모두 노모를 넘어설 기회를 잡기 위해서였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선발로테이션에서 제외돼 박찬호의 꿈은 일단 조금 멀어졌다. 그러나 기회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의 말처럼 박찬호는 불러주는 팀이 없어질 때까지 공을 던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찬호가 8일 다저스전에서 거둔 시즌 첫 홀드는 큰 의미를 갖는다.

◇ 박찬호 - 노모, 누가 더 잘 던졌나?

기록상으로 본다면 백중세라고 할 수 있지만, 굳이 성적이 나은 쪽을 꼽으라면 노모다(표 참고). 박찬호는 16시즌 동안 통산 390경기에 등판했고, 그 중 287게임에 선발로 나와 118승을 거뒀다. 노모는 12시즌 동안 323경기(318경기 선발)에 등판해 123승(109패)을 올렸다. 노모가 박찬호보다 4시즌을 덜 뛰었지만, 더 많은 선발등판 기회를 가졌고 더 많은 승수를 쌓은 셈이다.





통산 방어율도 노모(4.24)가 박찬호(4.40)보다 조금 좋다. 완투와 완봉승 횟수에서는 노모(16완투-9완봉승)가 박찬호(10완투-3완봉승)를 압도한다고 할 수 있다. 투구이닝도 노모가 박찬호보다 88이닝을 더 던졌다. 그러면서도 노모는 박찬호보다 5개 적은 피안타를 허용했다.

투구 내용을 분석해봐도 노모가 박찬호보다 낫다는 걸 알 수 있다. WHIP(Walks plus Hits divided by Innings Pitched - 투수가 이닝당 볼넷과 안타를 허용한 수치)는 노모가 1.35이고, 박찬호가 1.40이다. 탈삼진 숫자를 볼넷으로 나눈 값에서도 노모(2.11)가 박찬호(1.84)를 능가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9이닝당 볼넷, 9이닝당 탈삼진, 9이닝당 피안타에서도 노모가 박찬호보다 나은 성적을 냈다. 박찬호가 노모를 앞서는 대목은 승률이 높고, 피홈런과 와일드 피칭이 적다는 정도다.

◇ 노모-박찬호를 능가할 선수는 없나?

일본 출신 마쓰자카 다이스케(29·보스턴 레드삭스)와 대만 출신 왕첸밍(29·뉴욕 양키스)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나이나 올 시즌 컨디션으로 봤을 때 이들이 앞으로 노모나 박찬호 이상의 활약을 펼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007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마쓰자카는 첫해 15승과 지난 시즌 18승을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올 시즌엔 6경기에 선발등판해 1승4패에 방어율 7.33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마쓰자카는 메이저리그에서 개인통산 34승19패(방어율 3.97)를 기록 중이다.

2006,2007년에 잇달아 19승을 올리며 주가를 높였던 왕첸밍은 지난 시즌 8승으로 주춤하더니, 올 시즌엔 4경기에 선발등판하고도 3패만 기록한 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방어율은 14.46까지 치솟은 상태다. 5시즌째를 보내고 있는 왕첸밍은 메이저리그 통산 54승23패1세이브(방어율 4.10)를 기록 중이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상운 기자
swcho@kmib.co.kr

▶뭔데 그래◀ 아시아의 월드컵 본선진출권 4.5장, 적당한가

조상운 기자
swcho@kmib.co.kr
조상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