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②] 신정근 “김윤석은 불도저 같은 에너지 가진 배우”

[쿠키人터뷰②] 신정근 “김윤석은 불도저 같은 에너지 가진 배우”

기사승인 2009-06-11 15:09:01

[쿠키 연예] 쿠키 연예팀에서는 매주 드라마, 영화, 가요 등 연예가 핫이슈 및 키워드를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다. 6월에는 드라마 및 영화에서 ‘명품 연기’로 활약 중인 연기자들을 인터뷰한다. 지난번에는 MBC 아침극 ‘하얀 거짓말’의 임지은을 만났다. 이번에는 SBS 수목드라마 ‘시티홀’과 KBS 2TV 월화드라마 ‘남자이야기’, 영화 ‘거북이 달린다’ 등 안방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 중인 배우 신정근을 만났다.

‘거북이 달린다’, 느릿하면서 허를 찌르는 ‘웃음’

신정근은 11일 개봉한 영화 ‘거북이 달린다’에서 어리보기 시골형사 조필성의 친구 용배 역으로 활약했다. 신정근은 주연배우 김윤석과는 ‘술친구’로 통할 만큼 막역한 사이다. 이연우 감독과는 대학로 연극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온 터라 편안한 상태에서 촬영을 할 수 있었다고.

“이연우 감독은 시나리오를 맛깔나게 쓰는 재주를 가졌어요. 성격도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죠. 윤석이는 연극배우 시절 연출까지 도맡아 했던 터라 연기의 강약을 조절할 줄 알아요. 불도저 같은 에너지를 가진 친구라 카메라가 돌면 정열적인 에너지를 쏟아내고요. 열정을 지닌 두 남자와의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신정근은 ‘거북이 달린다’에 대해 ‘리얼리티가 강한 코미디 영화’라고 설명하며 “느림의 미학이 가져다주는 웃음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코미디 영화가 다 있네’라는 생각이 들만큼 독특한 매력을 지닌 영화예요. 느릿하면서도 허를 찌르는 웃음 코드들은 수백 번 리허설을 통해 완성된 겁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호흡을 맞추다보니 군더더기는 사라지고 재미는 커지더라고요.”

“나를 영화배우로 만들어 준 건 정진영 선배”

신정근에게 TV는 힘들었던 무명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체다. 연극 무대를 전전하며 근근이 살아갈 당시 TV를 보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연극 공연을 마치고 소주 한 병과 귤 몇 개를 사서 집으로 걸어가던 길이었어요. 우연히 TV에 출연한 박상면 씨를 보게 됐는데 마음이 짠해지더라고요. 박상면 씨도 연극 무대에서 힘들게 활동했던 배우인데 TV에서 확 뜨더라고요(웃음). 그때 처음으로 ‘아 나도 뜨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이후 열심히 영화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죠. 대중에게 저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어요.”

당시 신정근에게 손을 내밀어 준 배우가 정진영이었다. 정진영의 추천으로 시작된 영화 인연은 ‘와일드 카드’를 시작해 ‘황산벌’ ‘달마야, 서울 가자’ ‘왕의 남자’ 등이다. 신정근은 정진영에 대해 “은인 같은 형”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제가 친형처럼 생각하는 배우가 세 명이 있는데 정진영, 안내상, 우현 선배입니다. 정 선배는 저를 영화인으로 살게 해 준 은인 같은 존재죠. 모두 술을 좋아해서 대학로에서 자주 만납니다.”

‘챔피언’ 배역 따낼 때 가장 힘들었다

신정근은 가장 어렵게 따냈던 배역 영화로 곽경택 감독의 ‘챔피언’을 꼽았다. “대사 여섯 마디의 복싱 코치 역이었는데 그 역을 따기 위해 4번의 오디션을 봤습니다. 오디션 보기 전부터 복싱으로 몸을 다지는 것도 정말 힘들었고요. ‘챔피언’을 볼 때마다 당시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신정근은 연극에서 스크린, 브라운관으로 연기 영역을 확대하는 동안 수없이 쓴잔을 마셨다. 하지만 그는 한 번도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동안 오디션에서 수십 번 낙방했는데 전 그것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건물을 지을 때 필요한 벽돌 색깔이 제가 갖고 있는 색깔과 달랐을 뿐이죠. 그렇기에 전 한 번도 낙심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힘든 시간을 걸어온 만큼 앞으로도 험난한 길들이 펼쳐지겠죠. 그럴 때마다 ‘배우 신정근’이라는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겠습니다.”

연극은 마음의 고향…뮤지컬 배우 신정근

스크린은 신정근을 실력 있는 연기자로 인정해줬고, 이제 막 데뷔한 안방극장은 그를 유연한 연기자로 성장시켜 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 회귀의 애잔한 본능을 일으키는 곳은 연극 무대다. 신정근은 연극을 ‘마음의 고향’이라고 표현했다.

“무대는 경험해 본 자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전 연극 무대로 시작해 뮤지컬, 스크린, 안방극장까지 배우로서 도전해볼 만한 곳은 거의 다 서봤네요.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런 기회를 가능케 했던 연극 무대에 감사하고요.”

신정근은 뮤지컬 ‘돈키호테’ ‘아가씨와 건달들’ 등 굵직한 작품에도 출연하면서 실력을 다져왔다. “제가 춤과 노래를 워낙 좋아해요. 예전에 이덕화 선배와 함께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에 출연했는데 그 때 신명나는 악극의 매력에 푹 빠졌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악극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아내는 무명시절을 견디게 해준 힘”

연극 무대를 전전할 당시 그를 힘들게 한 것은 ‘배고픔’이었다. “어렵게 연기를 시작한 연극배우라면 거의 대부분 배고픔을 경험했죠. 아마도 그런 ‘헝그리 정신’ 때문에 무대 위에서 강렬한 연기를 뿜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힘든 무명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아내’다. “극단 후배였던 아내는 제 옆을 변함없이 지켜준 든든한 후원자입니다. 배고픈 시절에도 불평 없이 이겨내 줬고 어떤 일을 하든지 응원을 아끼지 않았죠.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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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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