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독재자” 발언 놓고 여야 거친 말싸움

DJ “독재자” 발언 놓고 여야 거친 말싸움

기사승인 2009-06-14 17:40:02

[쿠키 정치] ‘독재’라는 말을 섞어가며 현 정권을 강하게 비판한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최근 발언을 두고 정치권이 사흘째 거친 말싸움을 이어갔다. 발언수위도, 이에 대한 대응수위도 점차 높아지는 형국이다.

과거 DJ 저격수로 활동한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14일 “정권 타도 지시를 내린 것이냐”며 독설을 쏟아냈다. 장 사무총장은 이날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대통령은 더 이상 과거 아스팔트 투쟁시절 야당 총재가 아니다”라며 “국가 지도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에 대해서는 “등원을 거부하고 조문정국의 곁불을 쬐는 김 전 대통령의 맹신도 정당”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이어 “독재 반독재 이분법으로 중오와 분열, 정권 타도를 선동하는 듯한 발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우발적인 것이 아니며 굉장히 의도성을 가지고 한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앞선 12일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의 팬 클럽인 ‘전여옥을 지지하는 모임’의 최정수 회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김대중씨도 차라리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민주당은 즉각 발끈했다. 강기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서거에 이르게 한 집단들이 평생을 평화를 위해 헌신한 DJ마저 죽기를 바라는 망나니들처럼 설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계속해서 보수반동 세력의 결집을 시도한다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헌 의원도 “청와대와 여권의 반응은 졸렬하고 한심하다”면서 “이런 조악한 반응들은 청와대의 현 시국에 대한 저열한 인식 수준과 함께 쇄신 필요성을 확인해 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대표 역시 이 대통령을 향해서 직격탄을 날렸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범국민실천대회’ 연설에서 “이렇게 남북 관계가 악화된 것은 이명박 정권의 무능 때문”이라며 “시민여러분이 힘을 합쳐서 이 대통령이 6·15와 10·4선언을 존중하도록 분명히 압력을 넣자”고 주장했다.
당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책임론을 피하려는 국면전환용으로 문제를 키우는데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김대중 씨’ 호칭 등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의 분노가 워낙 거세 당으로서도 잠자코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