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예멘에서 피랍된 국제의료자원봉사단체 ‘월드와이드서비스(WS)’ 소속 엄모(34·여)씨의 가족은 청천벽력 같은 비보를 접했지만 침착하게 엄씨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경기도 수원시 세류동 엄씨의 집에는 14일 아버지(63)와 여동생(31)이 엄씨가 건강히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했다.
엄씨의 아버지는 “며칠전 전화해서 ‘잘 지내고 있다’며 안부를 물었다”며 “맏딸이 활발한 성격으로 종교단체를 통해 이전에도 외국에 2차례 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예멘에 갈 때는 위험지역이라 걱정했지만 ‘단체내에서만 활동한다’며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보도가 딸의 안위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아파트 밖으로 나와 인터뷰에 간단하게 응하며 ‘정부를 믿어보자’는 말을 되풀이했다.
여동생은 “얼마전에 언니가 편지를 보내 ‘남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8월초쯤에 귀국한다’고 했다”며 “실종사실은 어제(13일) 한국에 있는 언니 지인과 외교통상부로부터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엄씨는 지난 12일 오후 4시쯤 같은 단체 소속의 독일인과 영국인 8명과 함께 예멘 수도 사나에서 북쪽으로 200㎞ 떨어진 사다에서 산책을 나갔다가 실종됐으며 시아파 반군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사다에 간 엄씨는 주로 한국인 의사 자녀(초등학생 6학년)에 대한 교육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엄씨가 속한 WS는 예멘에서 주로 활동하는 국제의료봉사단체다. 이 단체는 네덜란드 부부 의사 2명이 1972년 예멘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한 것이 시초가 돼 89년 네덜란드에서 비정부기구(NGO) 등록절차를 마치고 봉사단체로 정식 발족했다.
현재는 의사, 간호사, 병원 유지보수 기술자 등 30여명이 예멘 사다지역의 리퍼블리칸병원 등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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