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북한이 19일 제2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통행·체류 제한조치 해제 의사를 비치는 등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상당히 의외다.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발언을 문제 삼아 회담에 아예 불참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개성공단을 계속 유지·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거나 최소한 회담만이라도 실용적인 차원에서 지속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통행제한 해제 이유로 기업활동의 애로 사항 해소를 들었고 이를 위한 전제조건은 내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통행·체류 제한을 기업활동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호소해왔기 때문에 이를 들어주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다만 이런 메시지를 보낸 북한의 속내를 두고 다양한 시각이 나온다. 우선 북한이 개성공단을 파행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스스로 입는 손실이 만만치 않은데다, 국제적으로 전방위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개성공단만이라도 열어둬야 한다는 절박함이 배어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북 압박이 심해지고 외부 채널이 차단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거의 진공 상태로 보이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채널이라도 유지해 구멍을 열어두려는 것 같다"면서 "북한이 협상 가능한 상대라는 것을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현 정부 출범후 남북 접촉 경로가 거의 차단된 상황에서 개성공단까지 폐쇄했다가는 국제적 비난을 혼자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단지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차원이고, 언제든 다시 돌변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앞으로 우리 정부가 이런 북한의 변화된 모습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가 협의 진전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입장 정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뭔데 그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 발언 어떻게 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