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소녀시대가 새 음반 발매를 25일에서 29일로 전격 연기한 것은 왜색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졌기 때문이다. 소녀시대는 22일 공개한 음반 재킷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사용한 전투기로 추정되는 제로기가 그려져 있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홍역을 치렀다.
파문이 일자, 소녀시대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 측은 “밀리터리 마린룩 콘셉트에 맞춰 디자인했을 뿐 어떠한 다른 의도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음반 재킷을 수정하고 발매일을 변경했다.
△온갖 비아냥 속에 음반 재킷 수정=소녀시대 왜색 논란에 대해 인터넷은 극도로 냉담한 분위기를 보였다.
‘제국시대’ ‘윤틀러’라는 비아냥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등장했고, 팬들은 음반 발매를 불과 사흘 앞두고 이런 사고가 터진 데 대해 소속사를 극도로 원망했다. 일부에서는 소녀시대의 노이즈 마케팅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왜색 논란에 연루된 연예인들이 치명타를 입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런 의혹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소녀시대 음반 발매 연기에 대해 국내 유명 음반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파문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그대로 출시하는 것은 무리였을 것”이라며 “요즘 가수들의 초도 물량인 2∼3만장 정도의 음반 재킷을 모두 교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음반은 이상 없고 재킷만 교체하는 정도이므로 금전적 손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철저히 소속사가 만드는 음반=보통 음반 재킷은 뮤지션이 수록곡 다음으로 신경 쓰는 분야다. 새 음반의 전체적 분위기와 콘셉트, 구매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서태지와 신해철 등 일부 뮤지션들이 전담 사진작가와 철저하게 의논해 음반 재킷을 구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의 경우는 음반 콘셉트와 수록곡을 대부분 소속사가 결정한다. 음반 재킷은 별도의 디자인팀이 만든다. 아이돌 가수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가는 음반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의 음반에 개입할 여지가 극히 낮다.
이번 소녀시대의 음반 재킷 논란도 마찬가지다. 음반 콘셉트와 수록곡, 재킷에 이르기까지 소속사가 깊숙히 관여하는 상황에서 이번 파문의 책임을 소녀시대에게 돌리는 것은 마녀사냥에 가깝다. 오히려 기초적인 역사 의식 없이 음반 재킷을 만든 소속사의 책임이 훨씬 무겁다.
△그래도 히트는 ‘떼논 당상’=이번 파문이 소녀시대의 새 음반 인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소녀시대가 재킷을 수정하고 발매를 연기할 정도로 발빠르게 대처한 만큼 앨범이 발매될 때면 파문은 거의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녀시대가 방송을 통해 화려한 군무와 스펙터클한 영상을 선보인다면 더욱 빨리 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새 음반 타이틀 곡 ‘소원을 말해봐’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고 무대 퍼포먼스가 선보인다면 팬덤이 곧바로 기승을 부릴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별다른 부정적 이미지가 없었던 소녀시대 입장에서는 그래도 분명히 타격을 입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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