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환율서 자원으로

미·중 무역분쟁…환율서 자원으로

기사승인 2009-06-24 17: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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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3일 지하자원 수출을 막고 있다며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WTO 제소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에 취한 최초의 조치로 대중 무역분쟁을 공식화 한 것으로 풀이된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정부가 지하자원을 외국기업에 비해 중국기업들에 더 값싸게 제공하는 것은 불공정한 특혜”라면서 중국을 WTO에 제소한 사실을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EU도 미국과 사전 조율한 제소장을 WTO에 제출한 뒤 중국의 행위가 세계무역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불공정무역으로 적시된 대상은 보크사이트, 철광석, 마그네슘, 실리콘 금속, 실리콘 카바이드, 망간, 아연 등으로 중국이 최대 생산국이다. 미국과 EU는 중국 정부가 고가의 수출관세 부과, 쿼터량 제한, 면허제 도입 등의 제한조치를 통해 수출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이 제소 후 10일 이내에 협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WTO 판정 패널로 넘어가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오바마 정부는 북핵·이란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있어 중국의 도움이 절실해 양국 간 무역현안에 대해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낮춰왔으나 실업률 급상승으로 점점 커지고 있는 미국내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분쟁대상도 단골메뉴였던 중국의 환율 조작행위에서 지하자원으로 바뀐 데서도 오바마 행정부의 고민이 엿보인다. 미국은 지난 달 중국이 환율조작국이 아니라고 공식화한 상태여서 환율문제를 다시 끄집어 낼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EU를 제소 당사자로 끌어들인 것은 혼자 중국과 대적하기에는 힘이 부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미국은 7870억달러의 경기부양 예산안을 만들면서 철강 등의 제품 구입시 자국산만을 구입토록하는 ‘바이 아메리칸’ 조항으로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취한 터라 중국을 공격할 논리가 충분치 않다.

이에 질세라 중국은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비난하면서 정부조달시 수입품 구입을 금지시키는 등의 ‘바이 차이니즈’ 정책과 세금환급 등 수출 장려 정책으로 맞서고 있어 양국간 분쟁분야도 이번 제소를 계기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im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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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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