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황주 출신으로 한국전쟁이 끝난 뒤 미국으로 건너간 고인은 64년 발표한 첫 소설 ‘순교자(The Martyred)’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계적인 작가가 됐다. ‘순교자’는 6·25전쟁 당시 순교하는 목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갈등과 실존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도스토예프스키와 알베르 카뮈의 전통을 잇는 위대한 문학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10여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고인은 5·16쿠데타를 다룬 ‘심판자’(The Innocent·1964), 일제 강점기 창씨 개명을 소재로 한 ‘잃어버린 이름’(The Lost Names·1968) 등 한국을 배경으로 신의 부재와 원죄 등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를 다룬 작품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의 작품들은 국내에서도 연극, 영화, 오페라 등으로 제작됐다. 유족으로는 덴마크계 미국인 부인과 아들 데이비드, 딸 멜리사가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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