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민번호 꼭 말해야돼요?” 카드사 전화상담 과도한 정보 요구

“내 주민번호 꼭 말해야돼요?” 카드사 전화상담 과도한 정보 요구

기사승인 2009-07-01 2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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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카드회사들이 자동응답 시스템(ARS)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요구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해당 카드를 이용하지 않거나 단순 상담인데도 주민등록번호를 먼저 알려야 하는 등 사생활 침해가 심각하다.

1일 본보 취재팀이 국내 주요 카드사 8곳의 전화상담 서비스를 확인할 결과 씨티·우리·국민·롯데 카드가 비회원에게도 주민번호 입력을 요구했다. 현대·삼성·신한·외환 카드는 회원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단순 문의사항에도 주민번호를 요청했다. 전화상담을 받으려면 무조건 주민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상담원과 직접 통화할 때도 주민번호 입력은 필수적이다.

카드 사용자들은 카드사의 개인정보 요구가 불만이다. 최근 주민번호를 도용한 범죄가 늘고 있어 개인정보 노출에 한층 민감해졌기 때문이다. 한 카드 이용자는 "대다수 카드사가 전화상담 서비스를 통해 서비스 접근을 시도하는 고객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다른 이용자는 "꼭 개인정보를 먼저 알려야 통화가 가능한지 카드회사에 이의를 신청했지만 답변은 '현재로선 어쩔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빠른 상담을 위해 주민번호 입력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에서 요지부동이다. 사용자가 직접 주민번호를 입력해야 거래 내역과 회원등록 정보 등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비회원일 경우 미등록자라고 뜨기 때문에 다른 정보를 취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올 초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기관 ARS 상담센터에서 주민번호를 요구하는 것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해 개선을 권고했다. 노동부와 국세청, 국토해양부가 전화상담 서비스에서 주민번호 입력을 요구한 것을 문제삼았다. 인권위의 권고를 받은 후 노동부 등은 주민번호 입력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카드회사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은 사용자들이 알아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개인정보 수집을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여신전문총괄팀 김영기 팀장은 "주민번호를 요구하는 데 대한 규정은 없다"면서 "회원이라면 기록을 남기기 위한 과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과 교수는 "카드사가 개인정보를 통제하고 있는지에 대해 신뢰할 수 없고, 나중에 악용될지 알 수 없다"며 "과도한 정보 수집이므로 주민번호를 묻지 않는 방식으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뭔데 그래◀ 예비군 동원훈련 연장 적절한가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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