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1일 추미애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비정규직법을 기습 상정했다.
한나라당의 단독 상정은 비정규직법 강행처리 수순이라기 보다는 민주당 압박용으로 해석된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사회를 맡아 "추 위원장이 개의를 하지 않는 것은 사회권 기피이자 거부"라며 비정규직법을 포함한 147개 법률안을 일괄상정했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벌인 일은 환노위 회의라고 인정할 수 없으며, 법적으로 아무 의미없는 일"이라고 말해 법안 상정의 유효성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앞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고위 당정협의회와 비정규직 대책 관련 당정회의를 잇달아 열어 비정규직법 처리 무산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정확한 통계와 해고된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대책이 사실상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정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승수 총리와 박희태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기업에 사용기간 만료 전 비정규직 근로자 해고 자제를 요청키로 하는 한편, 빠른 시일 내에 비정규직법 개정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회의에서 "법적으로 해고자들을 지원할 방법은 없으며, 기존 실업대책인 구직 급여 취업알선 등의 대책이 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고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가 새로 내놓은 대책은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국회만 바라보며 무대책으로 일관했다"는 비판 여론이 끓어오르고 있다. 조원진 의원은 "비정규직에 대한 노동부의 통계가 부실하고 부정확해 야당과 노총을 설득할 근거가 적절치 않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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