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남북 당국은 2일 개성공단 내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제3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가졌으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냈다.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했다. 양측의 관심 의제가 모두 제시된 상황에서 열린 실무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종결돼 앞으로 회담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김영탁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는 브리핑에서 "우리측은 새로운 회담 운영 방식을 제의하는 등 진전된 입장을 가지고 나갔으나 북측은 토지임대료 우선 협의를 주장하는 등 태도 변화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북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 10분동안 단 한 차례 열린 회의에서 개성공단 현안에 대해 기본 입장을 교환했다. 남북 양측의 기조발언은 각각 약 50분과 10분이었다.
우리측은 우선 90일 이상 억류 중인 현대아산 근로자 유모(44)씨의 소재와 건강상태를 즉시 알려줄 것을 요구하고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으나 북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측은 개성공단 관련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는 월 1회의 실무 본회담과 현안 문제를 개별적으로 논의하는 주 1회 이상의 실무 소회담을 제의했다.
또 지난 19일 2차 실무회담에서 제의한 외국공단 합동시찰을 오는 20일부터 진행하고, 탁아소 건설 문제를 즉각 협의할 수 있다는 뜻을 표명했다. 우리측은 북측이 요구한 토지임대료 5억달러를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하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 중지를 요구했다.
김 대표에 앞서 기조발언한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개성공단 토지 임대료 5억달러 지급을 요구하는 등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기조 발언 후 짧은 의견 교환 과정에서 양측은 유모씨와 토지임대료 등 핵심의제뿐만 아니라 출입체류와 같은 실무현안에서도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우리측은 오후 회담 속개에 대해 북측과 협의를 했으나 상호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오후 회담은 결렬됐다. 우리 대표단은 별다른 성과 없이 오후 5시 군사분계선을 통해 귀환했다. 김 대표는 추후 회담 일정에 대해 "북측과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북측의 태도로 볼 때 당분간 회담은 공회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북측은 지난달 27일 박 부총국장 명의로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유씨에 대해 "매우 불순한 범죄자"라고 주장해 강경한 대응을 암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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