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게이트 공판…김원기 “모든 책임지고 항소도 않겠다”

박연차게이트 공판…김원기 “모든 책임지고 항소도 않겠다”

기사승인 2009-07-02 23:42:00
"
[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발단이 됐던 '박연차 게이트' 2라운드 연루 정치인들의 첫 공판이 열린 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505호 법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규진) 심리로 열린 재판에 김원기·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서갑원·김정권 의원 등 4명의 전현직 정치인이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렸던 김 전 의장은 담담한 목소리로 "친자식처럼 데리고 있던 비서실장과 진술이 엇갈려 법정에서 대립하는 추한 모습을 보이느니 차라리 벌을 받는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그는 2004년 당시 비서실장이던 김덕배 전 의원이 박 전 회장으로부터 5만달러를 받은 사실은 나중에 보고받았지만, 2006년 1월 김 전 의원이 전달받았다는 5만 달러는 전혀 기억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 5만달러도 받은 것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이유를 불문하고 국회의장 재직 시절 발생한 일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지겠다"며 1심 판결을 최종 판결로 받아들이겠다는 뜻도 전했다. 김 전 의장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자 검찰은 징역1년에 추징금 1억575만원을 구형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변호인의 말이 내 주장과 같다"는 말을 재판부에 한 것 외에는 내내 고개를 떨군 채 자리를 지켰다. 박 전 의장의 변호인은 대신 "박 전 회장으로부터 2006년 4월 현금 2억원을 받은 것은 맞지만 당시 정치활동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 정치자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2006년 7월 부산의 한 호텔에서 1만달러를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박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정권 한나라당 의원도 돈을 받은 사실은 시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4명으로부터 각각 500만원씩의 후원금을 받았지만 그 출처가 모두 박 전 회장인지는 몰랐다"며 불법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박 전 회장과 골프를 치고 뉴욕 한인식당에 간 적은 있지만 돈을 받은 적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박 전 회장으로부터 2006년 5월 골프장에서 현금 5000만원, 같은 해 7월 뉴욕의 한인식당 K회관에서 2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거물급 정치인들의 재판인 만큼 변호인단 역시 호화멤버였다. 박 전 의장의 변호는 법무법인 바른의 강훈 변호사, 김 전 의장의 변호는 법무법인 화우가 담당했다. 김 의원의 변호는 지난해 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장을 지낸 민병훈 변호사가 맡았다.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기소된 나머지 6명의 공판도 예정돼 있는 만큼 중앙지법에는 당분간 거물급 정·관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

▶뭔데 그래◀ 예비군 동원훈련 연장 적절한가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
양지선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