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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박연차 전 태광그룹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종로 부산고검 검사가 법정에서 공소사실 중 주요 혐의를 부인했다. 김 검사는 검찰조서의 증거채택을 거부해 수사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이루어졌음을 시사했다. 현직 검사가 피고인석에 서기는 7년 만이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김 검사 측은 금품 수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액수는 공소장에 기재된 것과 다르며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17기)들로 구성된 변호인단의 지영철 변호사는 “정관계 고위인사들에게 광범위하게 금품을 살포한 박 전 회장이 말단 검사인 피고인에게 돈을 주고 청탁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표적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변호인단은 김 검사가 검찰에서 받은 피의자 신문 조서 중 일부에 대해 “성립은 인정하지만 임의성을 부인한다”며 증거 채택에 반대했다. 임의성을 부인한다는 것은 피의자의 진술이나 자백이 강압 등에 의해 이뤄져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어서 김 검사가 강압적 분위기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밖에 변호인단은 박 전 회장의 세부 일정이 기재된 비서의 탁상 달력을 추가 증거로 제출하고 정·관계 로비의혹과 관련한 박 전 회장의 모든 진술 조서를 열람·등사하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김 검 사가 청탁을 하려고 접촉한 담당 검사나 검찰 내부 결제 라인에 대한 조사기록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당시 사건 담당 검사 등에 대해서는 구두로 확인했을 뿐 서면으로 조서를 작성치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탁상 달력 등의 증거신청은 받아들였으나 박 전 회장의 모든 수사 기록
열람 요청은 과도한 주문이라며 수용치 않았다.

김 검사는 박 전 회장 및 박 전 회장의 지인이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선처받을 수 있도록 수사팀에 잘 얘기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1만달러를 수수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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