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수도권 교통난 해결을 위해 지난 4월 대한교통학회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마련한 GTX 건설 계획안을 국토해양부에 제안한 상태다. 국토부는 지난달부터 5개월 일정으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교통 혁명’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고, GTX가 구축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수도권 집중화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8일 경기도와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경기도는 고양 일산 킨텍스∼동탄신도시(74.8㎞), 의정부∼군포 금정(49.3㎞), 청량리∼인천 송도(49.9㎞) 등 3개 노선에 GTX 건설을 계획 중이다. GTX는 20∼30m 아래 위치한 기존 지하철보다 10∼20m 더 깊은 곳에 건설되기 때문에 ‘대심도(大深度)’ 고속철도라고도 불린다.
GTX의 최대 장점은 스피드다. 경기도는 노선을 직선화하고 역 간격도 10㎞ 정도로 늘려 표정속도(정차 시간까지 포함한 평균 속도)를 시속 100㎞ 이상으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현재 지하철의 표정속도는 시속 30㎞ 수준으로, 광역 급행 철도 속력이 100㎞를 넘으려면 최고 속력이 시속 200㎞에 육박해야 한다. GTX가 구축되면 현재 1시간10분 소요되는 경기도 동탄∼서울은 18분만에 닿을 수 있고, 서울 강남∼일산도 1시간20여분에서 20여분으로 단축된다. 현재 지하철 속도보다 3배 이상 빠른 셈이다.
경기도는 2011년 1월 착공해 2017년 초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3개 노선의 총길이 145.5㎞(중복노선 제외)의 건설 비용을 13조9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민간자본 60%가 투입될 예정이며, 이미 현대산업개발 등 유명 건설사 10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제안한 상태다. 경기도는 현재 운행중인 프랑스 파리나 러시아 모스크바 대심도 고속철도의 단점을 최소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광역급행열차를 건설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문제점도 적지 않다. 경기도에 따르면 하루 76만명이 GTX를 이용하면서 수도권 전체적으로 38만대의 승용차 수요를 줄여 수도권 교통난 해소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GTX가 오히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지금보다 심화될 수 있다.
경기도의 3개 노선 동시개통 구상도 실현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이한준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3개 노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면 비용이 30% 더 들고, 각 노선 간 요금 차이로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제성 측면에서는 단계적으로 노선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기술과 경제, 환경적 측면에서 하자가 없을 경우 연내 철도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지금으로서는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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