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여성인권운동가 총기 살해

러,여성인권운동가 총기 살해

기사승인 2009-07-16 16:22:02
[쿠키 지구촌] 러시아의 대표적 여성 인권운동가가 15일 납치 몇 시간만에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러시아 남서부 체첸에 거주하는 나탈랴 에스테미로바(50)는 출근길에 4명의 남자들에 의해 흰색 승용차에 강제로 태워졌다. 이웃들은 “납치되고 있다”는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고 증언했다. 9시간 뒤 에스테미로바는 인접국 잉구셰티아 나즈란 시 인근 숲속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에스테미로바가 일해온 인권단체 메모리얼은 “나탈랴는 람잔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이 살해했다”며 “람잔은 오래전부터 나탈랴를 협박해왔으며 그녀를 적으로 여겼다”고 주장해다. 에스테미로바는 3개월 전 체첸 내무부에서 취조를 받았다. 대표적인 친러시아계로 알려진 카디로프 대통령은 이슬람 분리독립세력 소탕을 명분으로 고문과 투옥 등 인권탄압을 자행해 국제적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카디로프 대통령은 배후설을 부인하며 “(살인을 한) 잔혹한 범죄자들은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분노를 표하며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체첸 태생의 에스테미로바는 2006년 암살당한 러시아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의 친구로 체첸 내 인권실태를 폭로해온 저명 인권 운동가다. 1998년까지 평범한 역사교사였던 에스테미로바는 1999년 2차 체첸전쟁 당시 민간인 피해를 알리면서 인권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러시아 군대와 체첸 군벌이 자행한 납치와 고문, 살인 등 각종 인권침해 사례를 추적해왔다. 이 공을 인정받아 스웨덴 및 유럽의회가 수여하는 인권상과 2007년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상을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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