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은 지난 3월 초 총 사업비 97억9000만원을 들여 회야강 위에 서생면 진하와 온산읍 강양을 잇는 명선교 개설 공사를 시작했다. 21일 울주군에 따르면 현재 기초공사가 완료됐고 교대·교각 공사가 진행 중이다.
명선교는 당초 길이 145m, 너비 4.5m에 높이가 11.5m로 설계됐다. 하지만 울주군이 회화강 하류쪽을 국제 규모의 마리나항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히자 지난해 10월 높이를 17.5m로 변경했다. 명선교 아래로 요트가 통과하지 못하면 울주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진하 일대 마리나항 유치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마리나항은 정부가 차세대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현재 40여개 지자체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리 높이가 바뀌면서 명선교 사업비도 85억원에서 97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보행자들이 6m나 높아진 다리를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양쪽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토록 해 ‘이상한 다리’가 돼버렸다.
하지만 울주군은 각 규모별 요트의 깃대 높이를 잘못 파악하는 바람에 또다시 설계를 변경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전문가들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요트를 보유하고 있는 경남 통영시의 요트학교를 통해 확인한 결과 소형급 요트의 깃대높이는 14∼15m, 중형급은 16∼17.5m, 대형은 18m가 넘어 현재 상태로는 중형급 이상 요트는 여전히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다리 높이를 21m 이상으로 올리거나 다리를 옆으로 회전시켜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설계를 바꿀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울주군은 추가 공사비가 50% 이상 소요되고 현재 4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더이상의 설계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울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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