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좌파 성향 주간지 레스프레소는 20일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지난해 말 자신의 로마 관저에서 가진 밤샘 파티 때 불려간 성매매 여성 파트리치아 다다리오(42)와 나눈 대화 녹취록을 입수해 신문 웹사이트에 실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녹취록에는 베를루스코니로 추정되는 남성이 “나도 샤워하러 갈 거야…. 너는 먼저 (샤워가)끝나면 저 큰 침대에서 기다리는 게 어때”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에 다다리오는 “어느 큰 침대요? 푸틴이 사용하던 것 말인가요. 커튼이 달린, 정말 스위트한 침대지요”라고 답한다. 큰 침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이탈리아 방문 시 사용한 것이다.
모델 출신인 다다리오는 다음날 아침에야 로마 시내 자신의 호텔로 돌아왔다. 총리는 다음날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그렇게 잠을 조금만 자고도 연설을 무사히 마친 내가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고, 다다리오는 “저도 전혀 피곤하지 않고 다만 목소리가 잠겼을 뿐”이라고 응수했다. 다다리오는 앞서 이 밤샘 파티가 지난해 11월 4일 열렸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이 공개된 후 베를루스코니 총리 변호인은 “내용은 완전히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테이프 유출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녹취록은 부패 혐의로 조사가 진행 중인 사업가 타란티니 재판 건에 제출됐었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집권 자유국민당 대변인은 “레스프레소가 죽은 스캔들을 불러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