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융합시대 열려…종합편성채널 전쟁 예고

미디어 융합시대 열려…종합편성채널 전쟁 예고

기사승인 2009-07-23 21:20:01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 3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미디어 융합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종합편성채널 진출을 앞둔 신문과 대기업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지상파와 견줄만한 종편채널이 탄생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채널배정과 광고수주, 자본금 확복 등을 둘러싼 치열한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쿠키 정치] 종합편성채널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종편채널은 케이블 TV나 IPTV를 통해 볼 수 있는 방송채널로,보도 교양 오락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어 내용적으로 보면 KBS MBC SBS와 같은 또 하나의 지상파나 다름없다.

현재로서는 조선·중앙·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신문사와 케이블업계 컨소시엄이 종편채널이나 보도전문채널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1월까지 종편채널 2개, 보도채널 1∼2개를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23일 "앞으로는 종편채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규정을 만드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며 "점수기준을 어떻게 할지, 누구에게 사업권을 줄지, 채널배정은 어떻게 할지 등을 이제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규 종편채널 사업자가 방송사업 경험과 장비, 자본 등이 충분하다면 선정 후 2∼3개월 내에 방송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채널 론칭에 6개월∼1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시청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채널 번호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종편은 시청자들 입장에서 다양한 볼거리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종편채널이 케이블TV 등에서 8번이나 12번 등 지상파와 인접한 채널을 부여받게 되면 시청자들은 종편채널을 지상파 방송으로 인식하게 된다. 지상파와 종편채널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좋은 채널번호 외에 수준높은 방송 콘텐츠, 의무 재전송 문제 등이 신규 종편채널의 성공여부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규 종편채널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채널 편성권을 쥔 지역 SO사업자들과 '종편채널 의무 재전송' 문제를 두고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의무 재전송한 채널이 콘텐츠 부족으로 시청률이 떨어진다면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자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종편채널의 경우 초기 투자금만 3000억원∼6000억원, 연간 운영자금은 4000억∼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기업이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최소 3∼5년간 적자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장애물이다.

방송 간 과열 경쟁으로 인한 폐해도 우려된다. 종편채널의 경우 중간광고가 허용되는 등 편성이나 내용 등에 있어 지상파 방송에 비해 규제들 덜 받는다. 무한경쟁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막장 드라마'를 대거 편성하는 등 시청률 경쟁에 매달릴 우려가 있다.

국회 문방위 관계자는 "방송 광고시장은 현재도 포화상태로, 신규 사업자가 들어오면 지상파 방송들과 경쟁이 붙을 수밖에 없다"며 "시장질서가 무너지면서 방송의 공영성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도 "새로 생기는 종편채널이 시청자의 눈을 끌기 위해 선정성과 폭력적인 요소를 띠는 것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양지선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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