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국가의 부와 권력을 거머쥔 강력한 지도자에게도 아킬레스 건은 있게 마련이다. 지독하게 말 안 듣는 아들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의 외교잡지 포린폴리시(FP)는 26일 ‘세계 최악의 아들들’이라는 기사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 등 5명을 가장 골치 아픈 아들로 꼽았다.
김정일 아들 김정남은 위조여권으로 망신살
김정남(38)은 위조 여권 사건으로 최악의 아들 대열에 올랐다. 김정남은 지난 2001년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중국어로 ‘살찐 곰’이란 뜻의 ‘팡슝’이란 이름의 위조여권으로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됐다. 그는 당시 경찰에게 “디즈니랜드에 가보고 싶었다”고 진술했으나 이 사건은 김 위원장을 격노하게 만들었다. 이는 이후 후계자 경쟁에서 동생 김정운에게 밀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FP는 또 김정남이 배우 출신 어머니가 남편과 강제로 이혼당하고 김 위원장과 결혼한 사실을 알고 순탄치 못한 성장 과정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아들 후하이펑은 뇌물 스캔들
후하이펑(38)은 중국 국영기업 누크테크 사장으로 있으면서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해 중국 공항들의 보안검색 스캐너 공급계약을 따내는 등 각종 이권을 챙겨 왔다. 그는 최근 아프리카 나미비아 정부가 누크테크와 관련된 뇌물사건을 조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나미비아 정부는 중국 정부에 후하이펑을 법정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리비아 최고지도자의 아들 한니발 카다피도 사고뭉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는 지난 수년 동안 서방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가장 큰 걸림돌은 사고뭉치 아들 한니발(33)이었다. 한니발은 2004년 파리 샹젤리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스포츠카로 시속 140㎞ 이상을 질주하다 처음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두 달 후 파리의 한 호텔에서는 여자친구를 폭행하다 경찰이 출동하자 권총까지 꺼내 들었다. 그의 말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의 한 호텔에서 종업원들을 폭행하고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기도 했다.
전 UAE 대통령의 아들 알니얀은 ‘잔혹한 인간’ 오명
자예드 빈 술탄 알니얀 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통령의 아들 셰이크 이사 빈 자예드 알니얀은 한때 뛰어난 부동산 개발자 중 한 명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방송 ABC가 입수한 비디오 때문에 '잔혹한 인간'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해당 비디오에서 그는 사막 목장에서 한밤중에 아프간 곡물상이 자신을 속였다며 그의 입에 모래를 넣고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등 가혹한 고문을 가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 아들 쿠데타 지원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아들 마크 대처(56)는 쿠데타 지원 혐의로 어머니 망신을 시켰다. 마크는 지난 2004년 아프리카 적도기니의 쿠데타를 지원한 혐의로 남아공에서 체포된 뒤 50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대처는 처음에는 아들의 혐의를 부인했으나 후에 이를 인정했다. 이후 마크는 이 사건 때문에 미국과 모나코로부터 비자 발급이 거부되는 굴욕을 당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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