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미디어법 대리투표 공방 “‘종용’하라고 하자 ‘종료’”

여·야 미디어법 대리투표 공방 “‘종용’하라고 하자 ‘종료’”

기사승인 2009-07-28 01:03:00
"
[쿠키 정치] 미디어법의 재투표와 대리투표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법 재투표 논란이 빚어진 속사정이 드러났다. 당시 사회를 봤던 이윤성 국회부의장과 국회 사무처 의사국장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잘못 이뤄진 탓에 재투표에 이르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사무처 이종후 의사국장은 27일 방송법 재투표 이전의 첫번째 투표가 '투표 불성립'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데 대한 민주당측의 항의방문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국장은 방송법 재투표 논란이 빚어진 과정에 대해 "당시 이윤성 부의장에게 '투표를 종용하십시오'라고 말했더니 장내가 소란스러워 이 부의장이 잘못 알아듣고 '투표를 종료합니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또 "이후 투표 불성립이니 재투표해야 한다고 종이에 써줘 이 부의장이 이를 읽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당시 이 부의장이 '종용'이라고 알아들었다면 지금과 같은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착오가 있었든 없었든간에 당시 첫번째 투표는 투표 불성립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여야간 미디어법 공방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다면 이런 난장판은 없었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현 상황을 호도하기 위해 민생 행보를 강조하는데 어처구니가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본회의장 CCTV를 확보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본회의 참석 여부를 점검키로 하는 등 채증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CCTV 영상자료 훼손에 대비, 법원에 영상자료 증거보전 신청을 내기로 했다.

한나라당도 당시 상황을 적극 해명하면서 맞불작전에 들어갔다. 유일호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본회의 당시 제 자리에 모 민주당 의원이 앉아 투표를 방해하면서 24차례나 찬성과 취소를 반복했다"며 "이런데도 민주당이 여당의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한 것은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적법 절차를 거쳐서 아무 걱정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희태 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이 염천(炎天)에 아스팔트에서 선동 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