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골프로 20억날린 여사장

내기골프로 20억날린 여사장

기사승인 2009-07-28 11:32:01
[쿠키 사회] 내기골프를 하다 20억을 날린 50대 여사장이 상습도박 혐의로 벌금까지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조용준)는 28일 2년여간 상습적으로 내기골프를 한 건설업자 A씨(57·여)씨에 대해 상습도박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백화점 골프용품
매장에서 B씨(60)를 우연히 알게 된 뒤 골프채를 잡기 시작, 2004년 5월부터 B씨의 소개로 알게된 C씨(64)와 내기골프를 시작했다.

B씨는 “A씨가 골프치다 돈을 잃어도 자신이 따주겠다”고 안심시키며 A씨가 내기 골프를 지속하도록 했다.

이들이 진행한 내기골프는 초보인 A는 53타, C는 44타를 목표로 정해놓고 9홀을 목표 타수 안에 도는 사람이 이기고, 둘 다 목표를 달성하면 비기는 ‘핸디치기’ 방식이었다.

A씨는 2006년 8월까지 2년여간 C씨와 20∼30차례 내기 골프를 쳤으나 무려 20억원이나 날렸다.

A씨는 B가 C로부터 딴 돈 가운데 수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B씨와 C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그러나 피해자격인 A씨도 내기 도박에 동참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고 A씨는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자 항소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역시 A씨에게 1심과 같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마추어 골퍼의 기량을 객관적으로 따지기 어려운데다 C씨의 실력과 상관없이 A씨가 이기거나 비길 수도 있었던 점, 도박이 2년 사이 여러 차례 일어난 점 등을 고려하면 C씨가 사기도박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도박죄에서 요구하는 우연이란 당사자 사이에 결과를 확실히 예견하거나 자유로이 지배할 수 없는 성질을 가리키는 것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고려해도 골프
경기의 결과를 확실히 예견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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