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집권 2기 가시밭길

이란 대통령 집권 2기 가시밭길

기사승인 2009-08-02 17:25:00
[쿠키 지구촌] 부정 선거 규탄 시위를 가까스로 수습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이번주 취임식과 함께 집권 2기에 들어간다.

하지만 시위 국면에서 지지 세력이었던 강경파들과 최근 갈등을 빚으며 보수파와 개혁파 모두로부터 동시 견제를 받는 형국이 됐다.
궁지에 몰린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취임식을 앞두고 국면 타개를 위해 보수파와 개혁파 양 진영을 상대로 각각 분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아버지 같은 존재”=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2일(가디언) 혹은 3일(AP)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로부터 집권 2기를 공식 승인을 받는 행사를 갖는데 이어 5일 의회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취임을 며칠 앞둔 31일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지방 행사에 참석해 “하메네이는 나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면서 “강경파 내 나의 경쟁세력들이 나와 하메네이 사이를 이간질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나쁜 세력들은 실패하고야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집권 2기 통치 앞날이 가시밭길이지만, 보수파 간섭에 쉽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신의 의지대로 정국을 이끌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거취와 관련 최종 권한을 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지지가 절실하고,
그런 관점에서 하메네이와 다른 보수 세력을 차별화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세력은 벌써부터 “정부는 앞으로 각료 임명 과정에서 반드시 의회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지난달 보수파로부터 공적(公敵) 취급을 받는 자신의 사돈
에스판디아르 라힘 마샤이에를 제1부통령으로 임명했다가 일주일만에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문화·종교 장관이 자진 사퇴하고,
정보장관이 해임 되는 등 집권 2기 시작도 전에 보수세력과의 권력 갈등이 불거졌다.



◇개혁세력에도 강·온 분리전략=1일 테헤란에서는 지난 6월 부정선거규탄시위 때 체포된 인사들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피고인 규모만 100여명에 달하고, 피고인 중에는 모하마드 알리 압타히 전 부통령 등 정계 거물도 다수 포함됐다.
개혁파들은 공판을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한 “대규모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최근 시위사태로 구금된 이들 중 혐의가 가벼운 이들을 조속히 석방토록 지시하하는 등 개혁파 내 상대적 온건세력에게는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그의 이 같은 강·온 분리 전략이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그는 지난 6월 12일 대선에서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를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지만,
부정선거 논란은 두 달 가까이 지난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개혁파들은 5일 대통령 취임식 날 시위를 기획하면서 국민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손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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