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알리려 세계 일주 떠나요”

“독도 알리려 세계 일주 떠나요”

기사승인 2009-08-03 14:14:01

[쿠키 사회] “외국인들이 한국의 작은 섬 ‘독도’에 관심이 가질리 없죠. 그래도 젊은사람 6명이 달리다 보면 누군가는 관심을 가질 것 같아요. 이렇게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사실을 몸소 알릴 거예요.”

한국과 일본의 케케묵은 논쟁 거리 ‘독도’를 위해 청춘남녀 6명이 의기투합했다. 한상엽(25)씨를 포함한 서울대생 5명과 배성환(26)씨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 ‘독도 레이서’는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세계를 종단하는 ‘대장정’에 오른다. 이들은 2006년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를 ‘횡단’한 독도 라이더의 아우뻘이다.

독도 레이서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올해 2월 국내 행사를 진행하다 불의의 사고로 멤버 김도건(20)씨를 잃었다. 독도 알리기 릴레이 마라톤 중 음주 운전 차량이 그를 덮쳤다. 예상치 못한 사고, 남은 독도 레이서들은 해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세계 일주를 누구보다 하고 싶어했던 김씨의 뜻을 이뤄주기 위해 다시 몸을 추스렀다.

사고 때문에 이들은 오토바이에서 포기하고 두 발로 세계 일주를 하자고 계획을 수정했다. 비행기와 차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길에 쏟는 에너지는 ‘어떻게 하면 독도를 제대로 알릴 수 있을까’로 돌아갔다. 이들은 미국 스탠포드 대학 등 세계 유명 대학에서 12회 정도 세미나를 열어 전세계 대학생에게 독도에 대한 관심을 모은다는 계획을 세웠다.

예상에도 없던 개인기도 준비 중이다. 한씨는 “무턱대고 독도 얘기를 하면 관심 가질 사람이 없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눈길을 끌만 한 요소들을 접목시키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매일 저녁 풍물놀이를 3시간씩 연습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세계 일주 중 ‘독도가 달린다’란 달리기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참가자들과 함께 일정 구간을 달리며 독도를 알아가자는 것이다.
대회에서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문장이 각국 언어로 번역된 티셔츠도 무료로 나눠 주고 참가자들의 발도장을 수집할 계획이다. 또 독도와 동해를 잘못 표기한 현지 기관을 찾아 시정을 요구하려고 한다.

타지에서의 고된 일정을 위해 이들은 6개월동안 합숙을 하고 있다. 서로를 속속들이 알고 가야한다는 생각에서다. 아침 회의를 시작으로 저녁 회의로 마무리 짓는 일정이 고될 법도 하지만 한씨는 “이제 정말 한가족 같다”고 말했다.

액셀 파일에 빼곡히 적힌 300여일간의 일정은 보는 사람을 숨막히게 한다. 쉬는 날이라고 적혀 있는 주말조차도 주간 후기와 사진, 영상 등을 홈페이지에 올리는데 할애한다고 했다. 한씨는 “원래는 더 삑빡했다”며 웃었다.

1년간의 일정에 드는 비용은 약 2억원. 이들이 아르바이트와 협찬을 통해 모은 금액은 그에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자금 부족을 걱정할 법도 하지만 한씨는 비장의 카드가 있는듯 의기양양했다.

“혹시 몰라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았어요. 일할 수 있는 농장까지 알아보았고요.
한 달 열심히 일하면 일인당 300만원은 벌 수 있다네요.
6명이 열심히 일해 그 돈을 모아서 나머지 일정을 마무리하면 돼요.”


무모해보이는 이들의 레이스는 8월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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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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