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경면 낙천리는 지난 2007년부터 의자 조형물 및 벤치 1000개를 제작하고 지난 4월과 5월 전국의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각 의자의 닉네임을 공모, 채택된 별명을 일일이 의자에 새겨넣는 작업을 마무리한 후 마을공원 기념식을 가졌다고 3일 밝혔다.
낙천리는 2003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촌테마마을로 선정됐지만 관광객을 끌어들일 아이템이 없었다. 이때 낙천리 개발위원인 양기훈씨(47)가 ‘1000개 의자 마을’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양씨는 “관광객들이 차만 타고 돌아다닐 것이 아니라 편하게 쉬어가시라는 취지에서 의자마을 생각했다”며 “느리게 와서 의자에 앉아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마을 청년회, 부녀회, 노인회 등과 의자 전문가 등이 총동원돼 제작된 의자 1000개는 제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다. 네잎클로버 모양, 키만 큰 의자, 그네 의자 등이며 전국의 누리꾼이 붙인 ‘앉으면 편하리’ 등의 기발한 닉네임도 웃음을 선사한다.
낙천리는 71가구에 주민수 227명에 불과하다. 농사를 위주로 하는 제주의 전형적 중산간 마을이다. 낙천리는 농촌전통 테마마을로 선정된 이후 아홉 굿마을(아홉가지 즐거움이 생기는 마을)을 주테마로 마을 발전을
꾀해왔다. 풀무체험, 보리음식 체험, 농산물 수확체험, 천연염색, 마을연못, 자연숲 탐방, 전통놀이, 닉네임 의자, 넉넉한 인심이 그것이다.
김만용 낙천리장은 “낙천리 의자에서 편안하게 쉬어가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관광객들이 아무런 불편없이 쉬어갈 수 있도록 마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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