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5일 오전 8시 서울 염리동에 있는 한 고물상. 이상정 마포경찰서장 등 경찰서 직원 10여명과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 45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마포서가 폐지 수집 노인들의 교통 사고 예방을 위해 ‘교통 안전조끼’를 제공하는 조촐한 행사가 열린 자리였다.
이 서장은 “최근에 교통 사고가 늘어서 분석해 보니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많았다”며 “꼭 안전조끼를 입으시고 도로를 건널 때도 전후좌우를 잘 살펴달라”고 부탁했다. 노인들은 “네”라고 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아이처럼 환하게 웃었다.
마포서는 야간에도 식별이 가능한 안전조끼와 라면 1상자씩을 나눠줬다. 마포서 직원들은 노인들이 가져 온 손수레에 야광 테이프를 직접 붙여주며 안전을 당부했다.
마포서는 최근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과 서강대교 인근에서 심야에 폐지를 줍던 노인 2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자 이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마포서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관내에서 발생한 교통 사고 사망자 18명 중 7명이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폐지수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노인들이 오전 3∼4시부터 폐지를 주우러 나와 교통사고를 자주 당하는 등 안전에 취약했다. 특히 여름에는 날씨가 더워 밤에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많아 교통 사고 위험이 더 높다.
안전조끼를 받은 변기성(77)씨는 “손수레를 끌다 갑자기 다가오는 자동차를 봐도 힘 조절을 못해 위험한 순간이 많았는데 경찰이 이렇게 배려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사진= 최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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