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 있는 한 형사법정 앞에서는 진보 신문인 ‘알 사하파’의 여기자 루브나 아메드 알 후세인(43)에 대한 공판이 열렸다. 그는 이달초 한 레스토랑에서 다른 여성 12명과 함께 형법상 금지된 바지 차림이었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혔다.
다른 10명의 여성들은 벌금과 함께 곤장을 맞고 이틀 뒤 풀려났으나 후세인과 다른 2명은 소송까지 가기로 결심해 이날 두번째 재판이 열리고 있었다. 그는 첫째날인 지난달 29일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짙 녹색 바지 차림으로 출두했다.
경찰은 이날 법정 주변에 모인 여성 100여명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하고 마구 구타했다. 후세인의 변호사 중 한명도 경찰이 휘두른 곤봉을 피할 수 없었고, 취재기자들과 카메라도 현장 접근이 차단됐다.
시위에 참가한 일간지 아지라스 알 후리아의 칼럼니스트 아말 하브라니는 “우리는 여성을 억압하고 비하하는 법에 반대한다”고 외쳐댔다.
후세인은 유죄확정 시 태형을 40대까지 맞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이슬람법인 샤리아의 법적용이 과도한 데다 여성들의 인권을 억누르고 있다며 재판을 통해 지지세력을 모을 결심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첫날 재판에서 판사가 유엔 직원 신분으로 면책특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권고했으나 후세인은 이를 포기했다.
샤리아법은 1989년 쿠데타로 집권한 이슬람 정권이 2년뒤 채택한 법으로 이슬람 규율을 엄격히 해석해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거나 옷을 아무렇게나 입는 행위에 신체적 형벌을 가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은 바지 착용시 뿐 아니라 음주·주류제조 행위,
경찰이 무례하다고 판단하는 행위 등에 태형을 행사하고 있어 법 해석이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수단 정부 대변인 라비 압델 아티에는 “이번 사건은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됐다”면서 “소란을 피울 필요가 전혀 없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im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