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중국에서 3명의 사망자를 낸 폐(肺) 페스트는 쥐와 비슷한 야생 설치류 마르모트를 먹은 개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6일 보도했다.
칭하이성 질병예방제어소 왕후 소장은 5일 이번 페스트 발병 원인은 집에서 기르던 개와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왕 소장은 "페스트에 의한 첫 사망자의 경우 풀밭에서 병에 감염된 마르모트를 먹고 죽은 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개 몸에 있는 벼룩에 물려 감염된 것"이라고 말했다. 왕 소장은 또 "첫번째 희생자가 병에 감염된 후 친족 및 이웃과 접촉하면서 추가 발병자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칭하이성 하이난 장족자치주 싱하이현의 쯔커탄에서는 지난 1일 이후 3명의 폐 페스트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10여명이 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폐 페스트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쯔커탄 일대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차단하고 있지만, 공포에 질린 주민들은 당국의 검문을 피해 마을을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싱하이현에서 배낭여행을 하던 최모씨 등 한국 대학생 4명이 중국 당국에 의해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호텔에 격리조치됐다. 이들은 페스트가 발생한 쯔커탄에 가지 않았고 건강도 양호한 상태지만 일단 격리관찰 조치를 받은 뒤 8일쯤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된다고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페스트를 퍼뜨리는 벼룩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어 인간 감염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8년 동안 페스트 발병 상황을 조사해온 WHO 소속 에릭 버세라트 박사는 5일(현지시간) "설치류와 그에 기생하는 벼룩들의 서식지가 넓어지고 있어 인간의 페스트 감염이 더욱 확산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