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청와대는 개성공단 근로자 유모씨와 연안호 선원 석방 문제에 최선을 다하되 기존의 대북정책은 유지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오는 8.15 경축사에 획기적인 대북 제안을 포함시키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오늘로 131일째 억류돼 있는 개성공단 근로자와 연안호 선원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등으로부터 북한의 미국 여기자 석방과 이후 남북 및 북미 관계에 대한 보고를 받고 “정부는 국민의 걱정과 관심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국민들도 정부를 믿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미국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미국 여기자들을 데려온 것과 관련, 우리 정부의 노력이 미흡하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수면 위에서 잘 안보인다고 해서, 수면 아래에서 이뤄지는 수많은 물갈퀴질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유씨와 연안호 선원 석방 문제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교섭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추측성 보도들이 많이 나올 경우, 오히려 북한의 오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오는 8·15 대통령 경축사와 관련, 획기적인 대북제안 대신 현재의 대북정책을 재확인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관계자는 “북한핵 문제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획기적인 대북 정책을 제안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기존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거나 아예 대북제안을 경축사에서 빼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핵포기-대북지원’의 원칙을 천명해왔다. 때문에 북한이 핵문제에 대한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 정부의 선제적 대북정책 기조변화가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일부에서 제기되는 ‘통미봉남(通美封南)’ 가능성에 대해 “현재 미국과 북한간에 진행되는 모든 협의가 한국과 충분히 논의되고 있다”며 “한국을 배제한 채 북미간 별도의 협상이 이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사실을 지난주 미국측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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