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폐렴으로 28일째 입원 치료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7일과 9일 한때 병세가 악화됐다. 병원 측은 김 전 대통령이 '횡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족과 병원 측은 고비를 넘겼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24시간 비상대기하고 있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9일 오후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횡보상태이고, 약물 치료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횡보 상태에서 어느 쪽으로 가느냐의 문제이며 어느 쪽으로 갈지 방향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비서관은 "오늘 새벽 김 전 대통령의 혈압과 산소 포화도가 정상범위를 벗어났으나 현재는 정상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오후 10시 약식 브리핑에서는 "김 전 대통령은 안정 상태에서 수면 중"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측근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오후 2∼3시 사이에 상태가 호전돼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여러 수치가 골고루 안정적이다. 본인 의지가 강해 쾌차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희호 여사는 9층 중환자실과 20층 VIP대기실을 오가며 김 전 대통령을 간호했다. 이 여사는 3일 전 심한 기침을 했으나 의사 처방으로 완쾌됐다. 중국에 체류 중이던 셋째 아들 홍걸씨는 급히 귀국해 병실을 찾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오후 10시쯤 박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 여사에게 간곡한 위로와 쾌유의 말씀을 드린다"며 안부를 물었다.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최측근들은 굳은 얼굴로 20층 VIP대기실을 방문했다.
박 의료원장을 비롯한 의료진은 김 전 대통령의 병실을 수차례 방문하며 상태를 예의주시했다. 병원 측은 9층 중환자실과 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는 20층 VIP실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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