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최경득 홍보팀장은 10일 약식 브리핑을 갖고 “김 전 대통령이 안정적 상태는 아니지만 건강 수치들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혈압·체온·호흡 등 생체지수의 변동 폭이 9일보다 작은 편”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다량의 약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대부분 수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보다 혈압상승제 투여량이 줄었지만 여전히 일반인이라면 무리가 갈 정도의 많은 양이 투여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반응 상태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통한 산소 공급량도 시시각각 조절하고 있다. 의료진은 “김 전 대통령의 심장이 튼튼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일부에서 제기한 ‘연명치료설’에 대해 “폐색전증(응고된 혈액이 폐 혈관을 막아 일어나는 호흡곤란 증세) 발병 이후 약물에 의존하고 있지만 의식이 있기 때문에 연명치료라는 말을 쓰기에는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오전 11시30분쯤 코에 연결된 튜브로 만 하루 만에 다시 유동식을 공급받았다. 병원 측은 건강이 악화돼 중단했던 유동식 공급을 재개했을 뿐 병세가 호전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 가족과 측근들은 병원 20층 VIP실에서 대기하며 병세를 예의주시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오후 3시30분쯤 이희호 여사가 대통령을 부르니 눈을 떠서 반응했다고 한다”며 “건강 수치는 아침보다 좋아졌지만 입원 29일째인데다 연세가 많아서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환 비서관도 “오전 6시와 낮에 이 여사가 면회를 했으며, 표정이나 숨결이 아주 편해 보였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현재 폐렴 악화에 따른 합병증을 앓고 있다. 급성호흡부전증(폐렴에 따른 폐 기능 저하로 일어나는 호흡곤란 증상)과 다장기부전증(장기들의 기능이 점점 떨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고령에다 지병이 있는 탓에 신체 기능이 서서히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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