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김대중 전 대통령이 12일로 폐렴 치료를 위해 입원한 지 한달을 맞았다. 그동안 4차례의 큰 고비를 넘긴 김 전 대통령은 이날도 안정 상태를 유지했다. 가족들은 ‘도쿄 피랍’ 생환 36주년을 하루 앞두고 그때와 같은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하게 기도했다.
김 전 대통령을 치료하고 있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측은 “김 전 대통령의 혈압·산소포화도 등 건강 수치가 정상 범위 내에 있다”고 밝혔다.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밤새 편히 주무셨으며 이희호 여사가 아침 6시40분에 면회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투여하는 약물의 농도를 조금 낮췄다. 인공호흡기에 연결된 튜브로 유동식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입원한 뒤 폐렴 악화로 호흡 곤란, 다장기 부전증을 앓고 있지만 굳건하게 투병 중이다. 의료진은 “치료 과정에서 집념과 의지가 대단히 강하다는 걸 느낄 수가 있다”고 전했다.
‘도쿄 피랍’ 생환 36주년을 하루 앞두고 서교동 성당에서는 ‘쾌유 기원 미사’가 열렸다. 정례 미사를 겸해 열린 미사에는 2남 홍업씨, 3남 홍걸씨 등 가족들과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전 국회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73년 8월8일 도쿄 그랜드팰리스 호텔에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공작원에 납치됐다가 5일 만인 13일에 풀려났었다. 가족과 측근들은 ‘제 2의 인생’을 얻었다며 해마다 8월13일에 생환기념 미사를 가졌다.
가족들은 생환 36주년인 13일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여사는 11일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모레(13일) 다같이 축하 케이크를 자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각계 각층의 병문안은 계속됐다. 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 여사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은 평생 민주화와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고 한반도 평화 통일 위해 단단한 초석을 닦아놓으셨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북핵 문제와 관련, “총장으로서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하고 필요할 경우에는 북한하고 직접 접촉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캐서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와 청융화 주한 중국대사, 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정동영·천정배·추미애 의원, 유시민 전 장관 등이 문병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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