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SM ‘이미 강 건넜나’… 해체한다면 수순은?

동방신기―SM ‘이미 강 건넜나’… 해체한다면 수순은?

기사승인 2009-08-12 17:53:01

[쿠키 연예] 그룹 동방신기의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 세 멤버가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심리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3명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이견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 이대로 가다가는 ‘갈등-결별-해체’로 이어져 온 한국 아이돌그룹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해체를 가정한 질문에 “동방신기 멤버들과 SM,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라고 잘라 말했다. 그룹 해체가 진행된다면 동방신기 측이나 SM 측, 나아가 한국 가요계에 치명타를 안길 것이라는 데 대부분의 가요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세 멤버와 SM은 양보는커녕 서로 구체적인 수치를 내세우며 돈 문제를 거론하고 있어 ‘원만한 해결은 이미 물건너 갔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법정 공방에 앞서 감정 싸움으로 신뢰가 이미 땅에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동방신기와 SM이 파국을 맞았을 경우 어떤 시나리오로 상황이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떠나는 3인, 남는 2인=그동안 국내 아이돌 그룹은 갈등과 결별, 해체 속에서 끝이 좋지 않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원조 아이돌 그룹인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 등은 그룹 해체 이후 멤버들의 인기가 수직 하락했다. 그나마 이효리 정도가 톱스타의 지위를 누리고 있을 뿐이다. 대중이 그룹 해체라는 홍역을 결코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증거다.

동방신기의 세 멤버도 마찬가지다. SM과 결별한 영웅재중과 믹키유천, 시아준수는 3인 체제의 그룹 내지는 솔로 가수의 지위를 누릴 수밖에 없다. 성공 가능성 또한 반반이다. 3인 체제의 그룹이 높은 인기를 얻을 가능성도 있고, 솔로 가수 데뷔도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기존 동방신기의 아우라를 얻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웅재중과 시아준수가 동방신기의 메인 보컬 비중이 높았던 점, 특히 영웅재중의 경우 일본에서 현지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시장의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믹키유천과 함께 셋이 짝을 이룬다면 국내 내수 시장도 어느 정도 공략 가능하다.

이번 전속계약 분쟁에서 빠진 유노윤호와 최강창민 두 멤버는 모두 드라마 데뷔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본적인 연기력이 뒷받침 된다면 연기자와 가수를 병행할 수 있다. 유노윤호의 경우 화려한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가수로 변신할 수 있고, 최강창민은 팝 발라드 장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SM과 전속계약 분쟁을 벌이는 세 멤버나 남는 두 멤버, 그리고 SM과 일본 에이벡스까지 동방신기의 해체를 바라지 않고 있다. 동방신기의 해체는 국내와 일본, 아시아 권역의 거대한 팬덤의 분산과 소멸을 가져올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당장 상업적인 수익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졸지에 신인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게 된다.

△보아, 소녀시대 등 유탄 맞을 가능성=SM은 세 멤버에 비해 더욱 치명상을 입는다. 무려 10년 넘게 투자한 그룹 자체가 아예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내 내수 시장은 큰 수익이 나지 않지만, 일본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동방신기는 일본과 아시아 권역에서 현재 절정의 인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동방신기 해체는 소위 ‘이제 돈을 벌어볼 만한 시기’에 직격탄을 맞는 것이나 다름없다.

SM은 H.O.T를 선보였을 당시부터 에이스 그룹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수익의 순환으로 아이돌 그룹을 계속해서 탄생시켰다. 동방신기라는 에이스가 사라지는 것은 기획사 자체의 여러 가지 프로모션을 원활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보아와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등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장 소녀시대는 미니 음반 ‘소원을 말해봐’ 활동을 15일 접었다. ‘Gee’와 ‘힘내’로 약 4개월 가량 활동하던 것과는 달리 서브 타이틀 곡 활동이 아예 없었다는 것이 이채롭다. 제대로 된 휴식기 한 번 없이 해외 활동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들린다.

보아는 미국 진출을 당분간 미루고 일본 시장을 재공략할 가능성이 있다. 슈퍼주니어는 중국과 태국 등에 전력을 기울일 공산이 크다. 태국에서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샤이니는 벌써 일본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SM이 내수 시장을 공략할 새 그룹을 론칭할 수도 있다.

△물밑 협상 통한 극적 타결?=이처럼 동방신기의 해체는 멤버들과 SM, SM 소속 가수들의 진로에 이르기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일본 소속사 에이벡스가 국제적인 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다. 당사자 모두가 물밑 협상을 진행하며 동방신기의 해체를 막으려 하는 것도 그래서다.

SM 한 핵심 관계자는 “동방신기 유지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룹 해체는 절대 안 된다는 각오”라고 설명했다. 세 멤버 또한 “동방신기로 계속 활동하고 싶다”고 간절한 희망을 피력했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세 멤버와 SM이 어떤 결론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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