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이 모호한’ 이라크·아프간전쟁…여군을 암사자로 만들었다

‘전선이 모호한’ 이라크·아프간전쟁…여군을 암사자로 만들었다

기사승인 2009-08-17 17:06:01
[쿠키 지구촌] 여성들은 군에 입대하더라도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전투 참가는 남성들에 밀렸다. 하지만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여 온 전쟁은 이런 고정관념을 서서히 깨뜨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미군 여성들이 기관총을 메고 순찰을 돈다든가 장갑차 위에서 사격을 가하거나 폭발물을 제거하는 장면들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고 남성 전투병 못지 않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여군의 역할 변화는 두 전쟁의 특이성에서 비롯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두 나라 반군들이 군인이나 민간인 구분없이 벌이는 공격은 전선의 개념을 바꿔 놓아 전투 현장에서 여군들의 손을 더 필요로 하고 있다. 이슬람 문화 특성상 무기 압수를 위해 이들 국가 여성들의 몸수색을 해야할 경우 남자 군인들 보다 여군이 적합하다. 더욱이 분쟁이 점점 길어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미군 사령관들은 더 많은 병력과 다양한 접근법이 필요해졌고, 성(性)의 경계를 넓히거나 허물어뜨려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해졌다.

미 해병대 조차 여군들로 구성된 이른바 ‘암사자’ 부대를 창설할 정도가 됐다. 일부 여성 전투병들은 적을 습격하거나 직접 교전을 벌이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두 전쟁에 참가한 여성의 비율(11%)이 높아지고, 여성 장군(57명)이 10년 전에 비해 2배로 늘어나는 등 여군의 위상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것도 여성 전투병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다만 여성인권단체들은 여군의 전투참가가 성차별과 성폭력 증가를 야기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성의 전투참가를 동성애자 입대 문제와 연계시키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어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신문은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결과 미국인의 53%가 전쟁에서 여성의 전투병 역할에 찬성을 할 정도로 의식이 많이 바뀌고 있어 연방정부와 의회에서 전투 규율을 공식적으로 개정하기 위한 여건이 성숙돼 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imb.co.kr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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