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 서거] 병상에서도 ‘인동초’…악화와 호전 반복하다 서거

[김前대통령 서거] 병상에서도 ‘인동초’…악화와 호전 반복하다 서거

기사승인 2009-08-18 20:37:00


[쿠키 사회] 37일 동안 여러 차례 고비를 넘겼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병상에서도 '인동초'였다. 김 전 대통령은 18일 오후 1시35분부터 맥박이 급격히 느려지기 시작했고 결국 1시43분 심장 박동이 멈추면서 삶을 마감했다. 공식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이었다. 다발성 장기부전이란 신체에 염증성 반응이 심해지면서 주요 장기들이 동시에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긴박했던 서거 당일=김 전 대통령의 병세는 17일 오후 11시부터 악화됐다. 18일 오전에는 혈압이 급격히 떨어졌고 90%대를 유지하던 산소포화도는 80%대로 낮아졌다. 의료진은 급히 혈압상승제를 투여했지만 잘 듣지 않았다. '오늘이 고비'라는 말이 병원 안팎에서 돌았다. 오전 9시30분 병세를 브리핑하던 최경환 비서관은 "많은 분이 기도하시니 쾌유되실 것"이라고 말했지만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병세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측은 오후 1시18분쯤 "병세가 급전직하 중"이라며 "쾌유 기원 예배가 예정된 오후 4시까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안팎으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오후 1시45분쯤 병원 측은 다급하게 "김 전 대통령이 오후 1시43분 서거했다"고 전했다. 1시35분부터 심정지 상태가 됐다는 소식도 흘러나왔지만 박창일 원장은 공식 브리핑에서 "1시43분에 심정지가 왔다"고 못박았다. 박 원장은 "폐렴으로 입원했지만 마지막에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심장이 멎었다"며 "심폐소생술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실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서거 1∼2시간 전까지 눈으로 가족과 의사소통을 했다. 그러나 산소 공급에도 불구하고 산소포화도가 계속 떨어지자 서거 30분 전 모든 가족이 중환자실에 모였다. 1시43분 심장 박동이 멈췄고, 정남식 심장내과 교수가 사망을 확인했다. 지켜보던 이희호 여사는 오열했다.

◇입원에서 서거까지=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폐렴 증세로 입원했다. 이틀 후인 15일 폐렴 확진 판결을 받고 VIP병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았다. 당시에는 호흡과 의식이 모두 정상이었다. 그러나 16일 오전 3쯤부터 갑자기 호흡부전 현상이 나타나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 이후 혈압상승제, 안정제 등을 투여하는 등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됐다. 19일에는 상태가 회복돼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호흡기를 제거한 뒤 의료진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고 이 여사에게는 "이번에 병원에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22일 일반병실로 이동하면서 쾌유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23일 오전 7시쯤 폐색전증이 발생해 인공호흡기를 재부착했다. 29일에는 기관절개술을 받고 목에 연결된 튜브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았다. 이후 악화와 호전을 반복했다. 지난 8일에는 결정적인 고비를 맞았으나 집중 치료로 회복했다. 하지만 14일부터 병세가 다시 급격하게 악화됐고 18일 결국 서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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