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가을철을 앞둔 북반구 국가들의 신종 플루 백신 주문량이 10억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세계 신종 플루 사망자 수가 1500명에 육박하면서 각 국이 앞다퉈 백신 주문을 늘렸기 때문이다. 멜린다 헨리 WHO 대변인은 “신종 플루 백신 생산이 늦어지고 있어 전 인류의 상당 수가 백신을 공급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그리스 네덜란드 캐나다 이스라엘 등은 전체 인구가 두 번씩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을, 독일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인구의 30∼78%에 해당하는 분량을 주문했다. 신종 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는 지난 2004년 이후 전 세계에 2억2000만명분이 공급됐다. 이미 사용한 분량을 제외한 재고량은 현재 집계되지 않고 있다. WHO는 앞으로 2년간 최대 20억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신종 플루 백신 생산은 지체되고 있다. 일부 제약사의 경우 계절 독감 백신 때문에 신종 플루 백신 생산이 지체되고 있으며, 자국 우선 공급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7월 WHO는 세계 25개 제약회사들이 10월 중순부터 일주일에 94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대폭 하향 조정됐다. 헨리 대변인은 “백신은 당초 계획의 25∼50%에 불과한 주당 2300만회분을 생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가 백신을 어떤 계층에 우선 접종해야 할 것인가가 어려운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감염자 접촉이 잦은 의료업계 종사자가 1순위가 돼야 한다는 데는 별로 이견이 없으나 학생과 학부모, 천식·폐 질환자, 노인 가운데 누구에게 먼저 접종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사이 신종 플루 감염자 수는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19일 세번째 사망자가 발생했고, 인도에서는 지난 3일 첫 사망자가 나온 이래 불과 보름 만에 사망자수가 30명으로 급증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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