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는 완성 단계에 있는 아라크 중수로에 대한 유엔 사찰단 방문을 허용했다고 외교관들의 말은 인용해 AP통신 등이 20일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은 지난주 아라크 중수로 현장을 방문했으며 이는 1년만에 접근을 허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는 또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한 감시 권한을 확대해 달라는 IAEA의 요구도 수용했다. IAEA는 그동안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에 감시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하고 사찰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통해 우라늄을 탄두에 필요한 핵 분열 물질을 생산하는데 전용하는지 여부를 추적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알리 아스가르 솔타니에 IAEA 주재 이란 대사는 지난 18일 국영TV를 통해 “핵 개발 협상에 대한 이란의 기조는 전제조건 없는 대화”라며 “이란은 상호 존중 원칙에 입각한 어떤 협상에도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서방 세계를 향해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지난 5월 “핵 문제는 논의가 필요없는 사안”이라며 협상 거부 방침을 밝힌 것과 비교해볼 때 상당한 태도 변화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핵 개발 중단을 위한 이란과 서방세계간의 협상은 지난해 7월 스위스 제네바 회담을 마지막으로 중지된 상태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원자력 발전 사업 등 핵 개발 프로그램이 핵무기 제조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자국의 핵 개발은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평화적 용도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월 “세계는 이란의 핵 도전이 끝날때까지 영원히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9월까지 결단을 내리라고 이란에 촉구한 바 있다. 9월30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제64차 총회가 데드라인이며 이란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을 경우 혹독한 제재가 수반될 것이라는 최후통첩성 경고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평화 구축을 위해서는 이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역시 이란의 경제 회생을 위해선 유엔 경제제재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어서 이란의 유엔사찰단 방문 허용 카드가 핵 협상의 새로운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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