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주 초 단행하는 개각과 청와대 개편은 중폭 수준이다. 개편이 완료되면 이 대통령 집권 2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통합형 내각=후임 총리 인선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영남권은 제외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오래전부터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충청권 인사들을 접촉해 왔다. 이회창 총재는 정책연대 토대 위에서 자유선진당 출신 총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호남 출신 인사들도 자주 거론되고 있다. 진념 전 부총리, 강현욱 전 전북지사, 김종인 전 의원 등이다.
장관 개각의 주 포인트는 한나라당 의원, 그중에서도 친박계 의원의 입각 여부다. 현재 친박계 핵심인 진영 의원이 정무장관에,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임태희 의원이 경제 관련부처 장관에 유력한 상태다. 진 의원이 정무장관에 발탁될 경우 친이친박 갈등이라는 오래된 논란은 당분간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정병국 주호영 나경원 의원 등 주류측 의원들이 거론되지만, 유인촌 현 장관의 거취가 변수다.
◇청와대 개편=일단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유임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큰 틀은 흔들지 않겠다는 이 대통령의 구상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실장의 '그림자 보좌'가 큰 과오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초 청와대 개편을 먼저 하고, 이후에 개각이 이뤄지는 그림이 예상됐다. 하지만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동시에 발표키로 한 것은, 두 인선이 맞물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 정무장관과 정무수석이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민정수석의 경우 법무부 장관이 어느 지역인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권재진 전 고검장의 경우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 후보로 모두 거론된다. 이 경우 전남 출신인 이귀남 전 법무부 차관과 서울 출신인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다른 자리에 발탁될 수도 있다. 청와대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수평이동을 포함한 인사 폭은 좀 더 커질 전망이다. 대변인과 홍보기획관으로 나눠진 청와대 홍보라인을 정비할 경우 이동관 대변인과 박형준 홍보기획관의 자리이동이 불가피하다. 이 대변인이 자리를 옮기면 김두우 정무기획비서관이 대변인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인사비서관의 직급을 올려 인사기획관이나 인사수석을 신설할 수도 있다. 이 자리에는 신재민 문광부 차관이 거론된다.
장관 및 청와대 수석 후보들에 대한 정밀검증 작업도 막판 인사 변수로 떠올랐다. 일부 장관 후보자들은 엄격한 기준의 자술서 작성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몇몇 인사를 추천했지만 검증 때문에 포기했다"며 "정밀검증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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