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선] 패전후 일본 정치권 어떻게 흘러왔나

[日 총선] 패전후 일본 정치권 어떻게 흘러왔나

기사승인 2009-08-30 17:07:00
[쿠키 지구촌] 현대 일본 정치사를 흔히 자유민주당의 54년 장기집권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사실상’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1955년 자민당 탄생에서 따온 이른바 ‘55년 체제’가 줄곧 유지돼 왔지만 당내 균열과 실정, 정당들의 이합집산 등으로 몇차례 정권교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이후 일본 정계는 사회당, 공산당 등 좌파 정당과 자유당, 진보당 등 보수 정당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첫 정권교체는 1947년 이뤄졌다. 자유당의 제1차 요시다 시게루 내각은 자유당을 이탈한 反요시다파가 진보당과 함께 민주당을 결성한 이후 제1당이 된 사회당(50년대 초 없어짐)과 민주당, 국민협동당으로 구성된 가타야마 데쓰 내각에 정권을 내줬다.

그러나 이 연립내각은 1년도 안돼 붕괴되고 1948년 치러진 전후(戰後) 첫 총선을 통해 2차 요시다 내각이 구성된다. 하지만 자유당은 1952년 총선에서 다수당 지위를 잃고 혼란을 겪은 뒤 2년 뒤인 1954년 하토야마(민주당)에게 정권을 다시 내준다. 이 시기 공산주의와 노동조직에 대한 미 군정의 압박으로 좌파 정당들이 쇠퇴의 길을 걷게됐다는 점은 거꾸로 보수파가 득세하는 계기가 됐다.

정당들의 이합집산 분위기 속에 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은 자유민주당으로 통합,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하게된다. 사회주의 그룹에서는 사회당이 재창당돼 제2당으로 떠오르고, 1964년 공명당이 출현한다.

자민당의 굳건했던 아성은 38년만인 1993년 위기를 맞는다. 소선거구제로의 개편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개혁을 내건 자민당의 미야자와 기이치 내각에 대한 야당의 불신임안 제출로 중의원이 해산되고 실시된 총선에서 자민당은 여전히 1당을 차지했으나 과반의석을 상실한다.

이에 일본신당을 중심으로 공명당 사회당 신생당 민사당 신당 사키가케 등 8개 당파가 연립을 구성해 호소가와 모리히토(일본신당) 내각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로 호소가와가 물러나고 이어 신생당 당수 하타 쓰토무가 총리로 등장하지만 사회당과 사키가케가 연정에서 이탈해 2개월도 안돼 하타내각은 무너졌다. 당시 자민당은 좌파인 사회당을 끌어들임으로써 이념의 양극을 달리던 좌·우가 처음 연대하는 정권이 탄생했다.

무라야마 도이치(사회당)에 이어 총리가 된 하시모토 류타로(자민당)는 사회당·사키가케와 느슨한 형태의 3당 연대를 유지했으나 1년6개월밖에 가지 못했다. 이어 98년 집권한 오부치 게이조 총리는 이듬해 다시 자유당, 공명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한다.

모리 요시히로 총리 시절인 2000년 4월에는 자유당이 다시 연립에서 이탈한다. 모리 총리는 같은해 중의원 선거 뒤 자유당에서 뛰쳐나온 세력이 창당한 신보수당과 공명당과 연합을 하게 되고, 이 3당 연립체제가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im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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