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교섭단체 붕괴 위기

자유선진당 교섭단체 붕괴 위기

기사승인 2009-08-30 21: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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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의 30일 탈당선언으로 제3의 원내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의 모임'은 붕괴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자유선진당 18석과 창조한국당 2석을 합쳐, 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석을 간신히 채웠으나 심 대표의 탈당으로 1석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6일 "이념과 가치를 무시했다"는 논란을 무릅쓰고 탄생한 지 1년여 만이다.

선진과 창조의 모임이 이대로 깨질 경우 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은 향후 원내교섭단체 간 의사일정 협의과정에서 배제된다.

특히 선진당은 창조한국당과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며 국회가 파행을 거듭할 때마다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작지만 강한 야당'이라는 존재감을 부각시켜 왔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여의치 않다. 논의에 참여할 수 없으니 원내외 영향력도 급감할 수밖에 없다. 다만 양당은 합당이 아니라 의원 개인자격으로 교섭단체를 꾸렸기 때문에 교섭단체 구성에 따른 국고보조금 혜택은 그리 크지 않았다.

심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신당을 창당하고, 선진당 내부에서 추가 탈당이 나타날 경우 선진당은 충청권 대표정당이라는 자리도 위협받을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공략을 원하는 한나라당이 심 대표와 손을 잡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도 있다. 충청발 정계개편을 의미하는 큰 변화다.심 대표 탈당사태가 선진당 창당 이래 최대 위기로 해석되는 이유다.

선진당 내부에서는 불만과 우려가 폭발하고 있다. 선진당 창당을 주도한 이회창 총재가 아버지라면, 심 대표는 어머니에 비유할 수 있었다. 따라서 '심대평 국무총리'를 추진한 청와대를 향해서는 "남의 집 부인을 빼앗아 갔다"는 격한 반응도 선진당내에서 나왔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창당을 하고 당 대표까지 맡으신 분의행동이라고 믿을 수가 없다"며 "(청와대가 저지른)비도덕적인 일이다. 선진당을 짓밟는 정치적 술수이고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일단 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은 교섭단체를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선진과 창조모임은 개별 의원들이 모여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심 대표를 만나 모임 잔류를 설득할 것"이라며 "긴급회의 등을 열어 창조적 실용주의에 뜻을 함께하는 분들이 계시는지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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