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한반도 기상도 일단 ‘맑음’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한반도 기상도 일단 ‘맑음’

기사승인 2009-08-31 17:06:01
[쿠키 지구촌] ‘일·한 의원연맹 고문’ ‘민주당 일·한 교류위원회 위원장’ ‘전략적 일·한 관계를 구축하는 민주당 의원모임 고문’

차기 일본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갖고 있는 직책이다. 직책에서 확인할 수 있듯 민주당 집권 이후 한·일 관계 기상도는 일단 ‘맑음’이다. 북·일 관계도 장기적으로 훈풍이 불 가능성이 높다.

한·일, 순조로운 출발 예상

하토야마 대표의 좌우명은 우애다. 그의 우애론은 국가간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사이좋게 지내는 동아시아 공동체를 지향한다. 하토야먀 대표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뒤 지난 6월 첫 외국 방문지로 한국을 찾았을 때 “아내와 어머니는 이병헌과 송승헌을 좋아하는 한류팬”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지한파다.

하토야마 대표는 양국간 최대 갈등 요인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총선 전 “나 자신은 총리가 돼도 참배할 생각이 없다. 각료들도 자숙해주길 바란다”고 민주당 정부에서 각료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다만 민주당이 2009년판 정책집에서 “공식 참배는 정교분리 등을 정한 헌법 20조에 위배된다”는 조항 대신 “문제가 있다”로 수정 변경한 문구가 다소 걸린다. 자민당 등 보수 우파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전술로 해석된다.

과거사 문제에 있어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점도 확고하다. 무라야마 담화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1995년 8월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과거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 사죄한 것을 말한다. 재일교포를 중심으로 한 일본내 영주 외국인 참정권 운동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독도 문제에 있어선 자민당과 마찬가지로 영토 주권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다만 쟁점으로 전면에 부각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먀 대표는 총리로 취임한 뒤 연내에 방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일, 극적 변화 가능성

대북 강경책을 고수해온 자민당과 달리 민주당은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토야마 대표는 지난 23일 여야 대표 토론회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 “기본적으로 대화와 협조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이 주도하는 북핵 문제가 극적인 국면 전환을 맞게 될 경우 민주당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일 관계의 최대 걸림돌인 일본인 납치 문제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한국과 미국 정부를 향해 적극적인 평화 공세를 전개하고 있는 북한이 관망기를 거친 뒤 적극적인 관계 개선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원조가 절실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자 송환 카드를 먼저 꺼낼 경우 민주당 정부도 국교정상화 협상을 거부하거나 회피할 이유가 없다. 2000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평양을 전격 방문했던 것 처럼 하토야마 대표의 평양행을 예상하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일본 국내 현안이 산적해 있어 가까운 시일내 북·일 관계가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민주당의 대북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안의근 기자
yskim@kmib.co.kr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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