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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미국 사회에 새로운 둥지를 트는 노인 이민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나, 유럽계 비중은 줄고 아시아·라틴계가 크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소외계층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일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인구센서스 분석자료를 인용해 65세 이상 이민자가 1970년 297만6000여명에서 2007년 532만4000여명으로 79%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이런 추세라면 노인 이민자는 2050년 현재의 3배인 1600여만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 이민자수가 늘어난 것은 1965년 미국 시민권자가 된 이민자 부모에 대해 이민 제한을 없앤 데 기인한다. 이는 특히 가족 중심 문화가 자리잡은 아시아와 라틴계 노인 이민자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1970년 전체 노인 이민자중 3.8%(11만3800명)에 불과했던 아시아계 노인 이민자들은 2007년 현재 22.5%(120만여명)으로 늘었다. 중남미 출신자도 2.6%(7만7800명)에서 18.3%(97만6800명)로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지역 출신은 0.3%에서 1.5%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유럽 출신은 81.6%(243만여명)에서 26.2%(144만여명)로 3분의2 이상 줄었다.
그러나 자식들을 따라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간 비유럽계 노인 이민층이 미국사회에서 소외된 삶을 살고 있어 새로운 사회문제로 등장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들 중 영어를 할 줄 모르는 노인이 70%나 되고 대다수가 필수품인 자동차를 몰 줄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을 찾은 노인 상당수가 어린 손자 돌보는 역할에 머물러 있는 것도 정체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미국사회에 동화된 자식들과의 문화적 충돌까지 겹쳐 우울증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해외에서 부모를 따라 미국에 정착한 이민 1.5세대를 빗대 이들 노인층을 가리켜 0.5세대라고 부르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시카고와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등 일부 자치단체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감안해 최근 사실상 혼자사는 노인들을 위해 이동식 정신건감 검진센터나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노인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개인적으로 치부하거나 가족문제라고 여겨 밖으로 노출시키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im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