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판촉’ 화이자 13억달러 벌금…오바마에겐 호재

‘불법 판촉’ 화이자 13억달러 벌금…오바마에겐 호재

기사승인 2009-09-03 17:22:00
[쿠키 지구촌] 의사들을 상대로 한 숙박, 금품, 선물 제공.

제약회사들이 처방약 판매를 늘리기 위해 써먹는 불법 판촉 관행이다. 세계 최대 제약회사 화이자가 이런 혐의로 4년간 조사를 받아오다 형사적 징벌금 13억달러와 민사 합의금 10억달러 등 23억달러를 물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최대 기록은 지난 1월 엘리 릴리가 향정신병약 지프렉사 불법 마케팅으로 얻어맞은 14억 달러였다. 화이자는 2002년에도 비슷한 혐의로 5억달러를 부과받았으나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또 ‘벌금 폭탄’을 맞았다.

화이자는 심장발작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어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진통제 벡스트라와 항생제 자이복스, 발작치료제 리리카 등 4개 제품을 불법으로 판촉했다. 이 회사는 의사들에게 금품 및 선물, 리조트 숙박 편의 등을 제공하면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콜레스테롤 치료제 리피토르 등 9개 의약품을 처방해주도록 판촉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마케팅 직원들은 의사들이 특정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 달라는 요구서를 거짓으로 작성해 답변을 의사들에게 보내는 등의 수법도 썼다. 화이자 계열사 파마시아 앤드 업존 컴퍼니도 벡스트라를 판촉하면서 FDA 규정을 어긴 데 대해 1억달러를 합의금으로 내게 됐다.

화이자 불법 판촉 관련 기자회견장에는 법무부 외에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후생장관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건강보험 개혁을 놓고 보수진영에 밀리고 있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 사건을 통해 일벌백계 모양새를 갖춤으로써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로 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9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건보개혁 연설을 계획하고 있어 화이자 사건을 반격의 무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화이자가 민사 합의금으로 내기로 한 10억달러는 뉴욕주 등 지자체뿐 아니라 노인과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군인 건강보험 트라이케어 등에 지급된다.

미 정부는 화이자가 의사들에게 건넨 금품과 향응 목록을 웹사이트에 게재토록 했으며, 매년 감사를 통해 합법적 판촉활동을 했는 지 확인받도록 했다. 아울러 의사들도 제약사의 의심스런 행동을 정부에 보고토록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imb.co.kr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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