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그룹 2PM의 리더 재범(22·박재범)이 ‘한국 비하’ 발언으로 연일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재범과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가 재범의 예전 한국 비하 발언이 보도된 직후인 지난 5일 공식 사과했지만 무용지물이다. 재범에 대해 그룹을 탈퇴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고, 2PM 활동 중단 서명도 벌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고민 깊어지는 JYP=JYP는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공식 사과문을 발표할 정도로 진화에 애를 쓰고 있지만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재범의 실수가 유난히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국민 정서를 정면으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 파문에 대응할만한 뾰족한 수가 안보인다는 점이다. 가요 팬들이 요구하고 있는 재범의 2PM 탈퇴 요구는 JYP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사회적으로 불미스러운 사안으로 멤버 탈퇴가 이뤄진다면 2PM은 그야말로 그룹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기 때문이다. 가요계 정상에 도전하려던 2PM의 계획도 물거품이 된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2PM은 오는 10월 정규 2집 활동이 예정돼 있다. 멤버들은 지상파와 케이블채널에서 전방위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유야무야 넘어갈 정도로 사안이 가볍지 않은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JYP가 2PM의 활동을 당분간 중단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외파 아이돌 가수는 시한폭탄=그동안 국내 굴지의 대형 기획사들은 수많은 해외파 아이돌 가수를 양산했다. 주로 미국 출신이 많다. 그 이유는 국내에 퍼진 힙합 문화과 더불어 세련된 랩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영어 실력은 해외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됐다. 미국 본토 팝 문화에 대한 사대주의도 한몫했다.
하지만 그동안 해외파 아이돌 가수들은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켰다.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병역을 기피하는 등 이중적 행태를 드러냈다. 이번 재범의 사안에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한 데는 그간 해외파 연예인들이 뿌려놓은 소위 ‘먹튀’ 전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이번 사건은 비단 재범의 문제가 아니다. 재범 말고도 국내에는 해외파 연예인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한국 문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남성 연예인들의 병역문제는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처럼 숨어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소속사와 가수 스스로가 한국 문화와 한국인의 감성 등을 폭넓게 체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소속사는 해외파 연예인들에 대한 막연한 ‘로망’을 버릴 필요가 있고, 해외파 연예인들도 국내 시장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갖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예 관계자들은 해외파 연예인들이 한국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면 이를 순수하게 인정하고 미리 고백하는 진솔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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