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학 출판부는 다음주 출간될 예정인 책자에서 마호메트 등 이슬람 교도들을 희화한 만화 12장을 갑자기 삭제해 이 대학 동문들로부터 항의에 시달리고 있다고 AP통신이 8일 보도했다.
문제의 책은 ‘세계를 흔든 만화들’로 브랜데이스 대학의 자이트 클로슨 교수가 썼다. 이 책은 2005년 덴마크 일간지가 폭탄 모양의 터번을 두른 마호메트 등 12장의 이슬람 비하 만화를 게재했다가 무슬림들로부터 테러 공포에 시달렸던 사건을 되돌아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무슬림들은 모로코에서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거센 항의시위를 벌였고 덴마크 등의 재외공관은 불에 타기도 했다.
만화 삭제 사실이 전해지자 동문 25명이 집단 서명한 비난 서한이 발송됐다. 마이클 스타인버그 변호사는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저지를 지도 모른다는 이유를 들어, 예일대학이 이런 류의 공포에 항복하는 장소가 된다는 사실이 무섭다”고 말했다.
서명자 중에는 대외 강경론의 선두주자격인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대사도 포함돼 있다.
볼튼은 “예일대학은 지적인 겁쟁이”라면서 “예일은 자아파괴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예일대 출판부는 성명을 내고 만화삭제 경위에 대해 “테러대책 전문가, 외교관 등에 문의해 보니 무고한 희생자를 내는 등
폭력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면서 “그간 이들 만화의 출판으로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책의 저자인 클로슨 교수는 예일대의 결정에 화가 난다면서 “예일대가 상담한 전문가들은 원고를 읽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슬림 지도자들과 상담한 결과 만화를 게재한다고 해서 폭력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하지만 다른 대학들은 원고조차 받지 않아 예일대학에서 출판키로 한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imb.co.kr